최근 애틀랜타저널컨스티튜션(AJC) 홈페이지에 게재된 조지아주 보건부(Georgia Department of Public Health)의 광고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광고의 내용은 ‘생명을 구하는 날록손’(Naloxone)이라는 것이었다. 날록손이란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fentanyl)에 중독돼 의식을 잃은 사람에게 쓰는 해독제이다. 광고는 적절한 훈련(training)을 받은 사람은 마약 해독제를 약국에서 구입해 사용할수 있도록 보건부가 허가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렇다면 펜타닐이란 무엇인가? 펜타닐(Fentanyl)은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의 일종이다. 흔히들 오피오이드라고도 불린다. 원래 수술 후 환자나 암 환자가 겪는 극심한 통증을 경감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처방되지만, 미국에서는 마약 대용으로 확산해 사회문제가 됐다.
다시말해 마약성 진통제가 길거리에도 쉽게 구입 가능해 중독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이런 상황을 막아보겠다고 약국에서 마약 해독제의 일반 약국 판매를 허가한 것이다. 그리고 정부기관이 신문사 웹사이트에 마약 해독제 안내 광고를 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마약 문제가 정말로 심각하며, 조지아주도 예외가 아니라는 뜻이다. 마약 해독제를 일반 약국에서 팔다니, 한국이라면 상상도 할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21년 한해동안 미국내 펜타닐 등 오피오이드 마약에 중독된 사람은 10만7000명에 달한다. 또 오피오이드 과다복용으로 사망한 중독자는 50만 명 이상인 것으로 추산된다. 워싱턴포스트(Washington Post)는 팬데믹 기간동안 오피오이드 과다복용 건수가 94% 늘어났으며, 매일 미국인 196명이 죽어간다고 보도했다.
LA 타임스 출신 탐사보도 언론인 샘 퀴노네스(Sam Quinones)에 따르면 미국내 유통되는 펜타닐과 메스암페타민(methamphetamine) 대다수는 멕시코 카르텔이 만들어 국경을 통해 미국에 유통시킨다. 1933마일에 달하는 미국-멕시코 국경은 너무 방대하며, 매일 수많은 차량이 오가다보니 검문검색이 불가능한 실적이다. 퀴노네스는 “국경을 넘는 차량의 5%만이 검색 대상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미국내에 들어온 마약은 예전처럼 길거리에서 은밀하게 판매되는 것이 아니라,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국 전역의 젊은이들에게 유통된다. 퀴노네스는 “미국 역사에서 이런 일이 없었다. 멕시코 카르텔이 만들어내난 마약이 LA부터 메인주까지 미국 국토의 넓은 지역에 퍼지고 있다”고 개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응급실(ER)의사는 최근 EMS와의 기자회견에서 “모르핀, 옥시코돈 등의 기존 오피오이드의 치사량은 밀리그램 단위지만, 펜타닐은 마이크로그램 단위”라며 “1킬로그램 분량의 펜타닐은 50만명을 죽일수 있는 분량”이라고 펜타닐의 무서움에 대해 설명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알약 하나도 사람을 죽일 수 있다’(One Pill Can Kill)라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퀴노네스 기자는 이정도로는 부족하다고 말한다. 그는 현상황을 국가적 차원의 중독(national poisoning)이라고 지적하며 “멕시코 마약은 단순한 마약 문제가 아니라 이제 국가적 차원의 문제이며, 미국과 멕시코가 협력해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타깝게도 최근 애틀랜타도 마약 문제는 예외가 아니다. 마약 판매상 적발, 한인을 포함한 젊은이들의 마약 중독 문제가 심심찮게 들려온다. 미국 탈선 청소년들이 아니라 애틀랜타 한인 청년들도 마약 범죄의 피해자가 될수 있다는 의미다. 한인들은 자녀 및 주변 청년들을 돌아보고, 만약 마약 문제가 포착될 경우 부끄러워하지 않고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