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은 세금과 기부금의 계절이다. 세금이 많아 나와 세금공제혜택을 바라는 사업가나, 그냥 단순히 연말연시에 좋은 일을 하고 싶은 사람들은 도네이션을 고려한다. 그러나 도네이션을 하고 싶다면, 기부하는 단체가 제대로 된 곳인지, 기부한 돈이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를 고려해야 한다. 사람들의 선의를 이용하려는 사기꾼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연방거래위원회(FTC)에 따르면 연말을 맞아 이민자 사회를 노리는 기부금 사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예를 들어 켄터키 주 루이빌(Louisville)의 버마 이민자들 사이에는 독립운동 자금 사기(support the resistance movement)가 유행하고 있다. 2021년 미얀마 군부가 민주적인 선거결과에 불복하며 쿠데타를 벌이자, 버마 민중들은 민주화운동을 벌이며 군부에 맞서고 있다. 버마인 커뮤니티 센터(Burmese Community Center)의 에네소(Eh Nay Thaw) 국장에 따르면, 미국내 버마 노인들은 “조국에 있는 민주 세력의 저항운동을 돕고 무기를 제공해야 한다”며 소위 ‘민주화 단체’에 매달 일정액을 송금한다.
이 단체는 기부받은 돈으로 미얀마 민주화 세력에 총과 탄약을 보냈다며 증거사진을 찍어 보내지만, 사실 알고보면 인터넷에서 다운로드받아 조작한 조잡한 사진이라는 것이다. 이밖에도 버마인 소셜 네트워크 인플루엔서(Social media influencers)들도 유튜브와 페이스북을 통해 “조국을 도와야 한다”며 계속 기부금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이들 유튜버나 인플루엔서가 미국법상 공인되거나 세금공제혜택에 해당되는 비영리단체가 아님은 너무나 뻔하다.
사실 한인사회도 이런류의 사기에 예외는 아니다. 지금 이순간에도 일부 정치 유튜버들은 “정치인 아무개를 몰아내야 한다”거나 “정치인 아무개를 지키고 조국을 구하자”며 슈퍼챗과 은행계좌로 기부금을 요구한다. 한인사회 카카오톡 채팅방이나 페이스북 등에는 이런 자들의 유튜브 비디오가 무분별하게 유포된다. 그러나 이들은 비영리단체도 아니며, 한국과 미국 어느쪽에서 세금을 내지 않아 탈세의 가능성이 농후하다. 유튜버들끼리 돈을 둘러싸고 서로 고소고발하는 진흙탕 싸움이 벌어지는 일도 흔하다.
FTC는 연말연시 비영리단체에 기부하려면 다음과 같은 사항을 주의하라고 조언한다. 첫째, 비영리단체가 주정부와 IRS에 공인받은 단체인지 알아봐야 한다. 미국 정부와 주정부에 인가를 받은 단체는 최소한의 세금보고를 하며 일정한 법규를 충족하기 때문에 기부금을 잘못 사용할 가능성이 적다.
둘째, 기부하려는 비영리단체의 평판을 살펴봐야 한다. FTC웹사이트(consumer.ftc.gov)는 BBB Wise Giving Alliance, Charity Navigator, CharityWatch, Candid 등의 제3자 단체를 소개하는데, 이 홈페이지를 통해 각 단체의 자금 운영과 활동에 대한 평점과 리뷰를 볼 수 있다.
셋째, 기부를 주도하는 사람이 누군인지 확인해봐야 한다. 특히 카카오톡, 유튜브, 페이스 북 소셜 네트워크에서 기부하는 경우 조심해야 한다. 처음보는 사람의 불쌍한 사연에 대해서는 주의해야 한다. 인터넷에서 사진이나 사연을 가짜로 조작해서 기부를 유도하는 경우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반면 주변의 믿을만한 사람이 주도하는 기부운동이라면 좀더 신뢰할만하다.
넷째, 기부할 때 안전하고 기록이 남는 방법으로 기부해야 한다. 기프트 카드, 와이어 트랜스퍼, 암호화폐 등으로 기부를 요구하면 사기일 가능성이 높다. 추적하기 어렵고 되돌려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연말연시는 사랑을 실천할수 있는 좋은 기회다. 금전적으로 도네이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직접 손과 발을 써서 봉사활동하는 것도 미국사회에 되갚는 좋은 방법이다. 연말연시에는 한인과 미국사회에서 수많은 비영리단체에서 음식나눔, 가정폭력 피해자 돕기 등의 행사를 개최하므로 여기에 참여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