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 캘리포니아주의 샌버나디노 카운티가 상위 행정구역인 캘리포니아주에서 떨어져 나와 새로운 51번째 주가 되려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16일 AP 통신이 보도했다.
AP에 따르면 샌버나디노 카운티는 캘리포니아주에서 분리하는 방안을 카운티 소속 공무원들에게 연구하도록 하는 주민투표안을 최근 승인했다.
캘리포니아주와 일단 ‘헤어질 결심’을 했고, 앞으로 연구를 통해 실현 가능성을 따져보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샌버나디노 카운티는 공공 및 민간위원들로 구성된 새로운 위원회를 만들고 캘리포니아주 재정이 공평하게 분배되는지 등을 조사해 분리안의 타당성을 검토하게 된다.
대한민국 면적의 절반가량인 샌버나디노 카운티는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넓은 땅을 차지하고 있다. 인구는 220만 명으로 캘리포니아 카운티 중 다섯 번째다.
AP는 샌버나디노 카운티의 분리 움직임은 경제적 문제 등 민생고와 캘리포니아주 정부에 대한 지역 유권자들의 불만에서 비롯됐다고 전했다.
캘리포니아주 샌버너디노 카운티(빨간색) [트위터 이미지 캡처]
샌버나디노 카운티는 미국의 대표적인 고물가 지역인 로스앤젤레스(LA)에 인접해 있어 생활비가 많이 들고 세금 부담도 크다.
캘리포니아주는 미국 진보의 아성으로 불리지만, 이 카운티에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유권자가 많다는 것도 분리 움직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AP는 “일부 유권자들은 민주당이 오랫동안 지배해온 주 의회에 대해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며 치솟는 집값과 노숙자 및 범죄율 증가 등을 문제점으로 꼽고 있다고 지적했다.
캘리포니아주의 170여년 역사에서 주를 쪼개려는 시도는 그동안 끊이질 않았다.
지역별 정치적 성향과 경제적 불균형 해소 등의 명분을 내세워 길게 뻗은 형태의 캘리포니아주를 남북으로 나누거나 해안 도시 지역과 내륙 지방을 분리하자는 제안이 있었다.
하지만, 220여 차례에 걸친 캘리포니아주 해체 시도는 주 의회의 문턱을 넘지 못해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고 AP는 전했다.
AP는 샌버나디노 카운티 분리 움직임이 캘리포니아주의 정치적인 불안과 경제적인 고통을 보여주는 사례이긴 하지만, 분리안 승인 권한을 가진 캘리포니아 입법부 때문에 실제로 이 카운티가 주에서 떨어져 나갈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