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일부 원주민 활동가와 관련 단체들이 영화 ‘아바타:물의 길'(‘아바타2’) 관람 거부를 촉구하는 보이콧 운동에 나섰다.
20일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와 워싱턴포스트(WP) 따르면 이들 원주민은 ‘아바타2’가 아메리카 대륙 원주민에게 큰 고통을 안겨준 식민주의와 관련해 백인의 관점에서 미화하고 낭만화한다고 주장했다.
나바호족 출신 LA의 단체 활동가 유에 버게이는 트위터에 글을 올려 ‘아바타2’가 ‘문화적 전유’와 ‘백인 구원자 콤플렉스’를 만족시키는 영화라면서 보이콧을 촉구했다.
‘문화적 전유’는 어느 한 집단의 구성원이 다른 집단의 문화를 해당 문화에 대한 이해 없이 차용하는 것을 말한다. 이어 ‘백인 구원자 콤플렉스’는 백인이 항상 원주민을 구원하고 위기를 해결해준 존재였다는 사고방식을 의미한다.
‘아바타’ 1편은 외계 행성 판도라의 원주민 나비족과 이 행성을 식민지로 만들려는 지구인의 대결을 그렸다. 주인공인 전직 백인 해병대원 제이크 설리는 1편에서 나비족을 돕다가 원주민의 일원이 되고 2편에서도 이런 갈등 구조는 유지된다.
영화 ‘아바타:물의 길’. 월트디즈니컴퍼니 제공.
‘아바타’ 시리즈를 만든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2012년 한 인터뷰에서 이 영화에 대해 “아메리카 식민지 초기 북미와 남미의 역사를 재구성한 SF”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시 아메리카 대륙을 침략한 유럽인을 영화 속 지구인에, 원주민을 나비족에 빗댔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미국 원주민 출신 민권 변호사 브렛 채프먼은 “‘아바타’ 이야기의 핵심은 백인 구세주 이야기”라며 “그저 돈을 벌기 위한 영화”라고 깎아내렸다.
원주민 후예인 TV 작가 켈리 린 댄젤로는 ‘아바타2’를 보지 말고 영화 관람료를 어려움을 겪는 원주민 공동체에 기부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일부 원주민은 ‘아바타2’가 북미 인디언과 뉴질랜드 원주민 마오리족의 전형적인 특징을 백인 관점으로 해석한 뒤 영화 속 나비족에 획일적으로 투영했다면서 이러한 묘사는 원주민에 대한 인종차별적 고정 관념을 유지한다고 주장했다.
마오리족 체니 풀은 “‘아바타2’의 나비족 묘사는 식민주의의 또 다른 사례일 뿐”이라며 “이 영화는 실제 원주민 문화에 깃든 고통의 역사를 경시하고 매우 낭만적으로 만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