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이 저문다. 해마다 그랬듯 올해도 수많은 일이 있었다. 올 한 해 애틀랜타 한인사회를 달군 주요 이슈 및 사건 사고를 모았다.
▶기대 이상 성과 거둔 한인 축제
11월22일 조지아주 김치의 날 제정을 기념해 열린 김치 페스티벌에는 한인과 타 커뮤니티 방문객들로 성황을 이뤘다. 사진 윤지아 기자.
애틀랜타 한인회(회장 이홍기)가 올해 개최한 축제가 모두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9월에 열린 코리안 페스티벌은 한인뿐 아니라 타 커뮤니티 참여자까지 3만 여명(주최 측 추산)이 다녀가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 잡았다.
지난 11월 22일 조지아주 ‘김치의 날’ 제정을 기념해 열린 ‘김치 페스티벌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이날도 한인 주부는 물론 한인 친구를 따라 온 타인종 청소년까지 예상보다 많은 방문객이 몰려 주최 측이 준비한 김치가 몇 시간 일찍 ‘완판’되기도 했다. 한인회가 한인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차세대 리더들의 테이블’도 커뮤니티의 미래를 위한 한인회의 역할을 일깨웠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중간선거 한인 참여 열기
11월 중간선거에는 한인들의 열기가 뜨거웠다. 둘루스 한인마켓 앞에 세워진 중간선거 한글 안내문. 중앙포토.
11월 8일 중간선거에 한인들을 비롯한 아시아계의 참여가 뜨거웠다. 민주당은 한국어, 베트남어 등 다양한 소수계 언어로 선거 유인물을 제작하고, 공화당 전국위원회(RNC)는 버클리 레이크시에 첫 AAPI 커뮤니티센터를 여는 등 양당은 아시아계 유권자를 사로잡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애틀랜타 한인회, 동남부 한인회연합회 등의 주요 한인 단체들도 아시안아메리칸 정의진흥협회(AAAJ)와 연계하여 한인들의 투표 참여를 장려했다.
선거 결과에서도 한인 및 아시아계 후보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특히 샘 박(민주) 하원의원은 이번에 4선에 성공하며 조지아주 민주당 원내총무에 당선됐으며, 홍수정 변호사(공화)는 두 번째 도전 끝에 주 하원에 입성했다.
▶한국 대선 재외선거
지난 3월 애틀랜타 한인회관 재외투표소에서 한국 대선 재외선거가 치러졌다. 중앙포토.
지난 3월 치러진 제20대 한국 대선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당선됐다. 이에 앞서 한인사회에서도 여야 후보 간 대리 홍보전이 치열하게 펼쳐지면서 선거권도 없는 지지자들 간의 과열 비방 성명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2월 23일부터 6일간 실시된 동남부 6개주 재외선거는 애틀랜타(조지아), 몽고메리(앨라배마), 올랜도(플로리다), 랄리(노스캐롤라이나) 등 4곳에만 투표소가 설치돼 투표 참여의 어려움을 겪었다. 실제로 동남부 6개 주 20대 대선 참여자는 등록 유권자 5527명 중 3478명에 그쳐 67.81%의 투표율에 머물렀다. 미국 전체 투표율 역시 등록 유권자 5만5058명 중 3만 6658명이 참여, 67.0%를 기록해 19대 때(71.1%)보다 한참 낮아 투표율 제고를 숙제로 남겼다.
▶한인회관 소녀상 설치 논란
제2 소녀상의 한인회관 건립 문제가 한인 사회 이슈로 불거졌다. 윤지아 기자
브룩헤이븐에 이어 제2의 소녀상을 노크로스 소재 한인회관에 건립하는 것을 두고 애틀랜타 한인사회 내 의견이 분분했다. 평화의 소녀상 건립위원회(위원장 김백규)는 지난 7월 조지아 두 번째 소녀상 건립 계획을 밝혔으나 일부 한인들이 절차의 투명성과 여론 수렴 미흡을 지적하며 이의를 제기했다.
이에 따라 올해 광복절을 기해 제막식을 가지려던 한인회는 계획을 보류하고 한인사회의 의견에 충분히 귀 기울이기 위한다는 명분으로 공청회, 전 한인회장 토론 등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홍기 한인회장은 오는 29일 한인회 정기총회에서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사바나 현대 전기차 공장 착공
10월25일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서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기공식이 열렸다.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지난 10월 25일 사바나시 인근에 전기차 전용공장인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기공식을 가졌다. 기공식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 존 오소프 연방 상원의원 등이 참석했다. 해당 공장은 지역에 8100개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되며, 2025년 완공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해당 공장에 55억 4000만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의 투자를 계획했지만,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시행해 현대차를 전기차 세액 공제 대상에서 제외되어 논란이 커진 바 있다. 현대 전기차 공장 착공과 함께 협력업체들의 이주 계획까지 잇따라 발표되면서 사바나 지역에 대한 한인들의 관심도 크게 높아지고 있다.
▶팬아시안센터(CPACS) 내홍
팬아시안 커뮤니티의 내부 비리 고발과 관련, 7월26일 김정하 CPACS 대표가 직원들과 함께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윤지아기자
지난 7월, 4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동남부의 대표적 이민사회 봉사단체인 팬아시안 커뮤니티(CPACS)가 내홍으로 큰 진통을 겪었다. 당시 대표직을 맡았던 김정하 대표와 직원들이 도라빌 본부에서 내부 비리를 고발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가지면서 당시 CPACS 이사회의 비리가 “더는 참을 수 없는 수준”이라고 호소했다.
이후 이사회는 8월에 정하 대표를 해임했으며, 이후 김채원 코스모헬스센터 대표가 대표직을 맡았으나 얼마 안 가 사임, 임시 대표가 두 번 더 바뀌었다. 9월에는 연방기관에 내부 비리를 고발한 부대표(VP)들이 해임됐으며, 이사회에서도 큰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인들 한국 방문 러시
인천공항 입국장. 연합뉴스
10월 1일부터 한국에서 해외입국자 대상 코로나19 검사 의무화가 전면 해제되면서 한인들의 한국 방문이 줄을 이었다. 그 전에는 의무격리를 비롯해 입국 전 음성확인서 제출, 검역정보 사전입력, 입국 후 수차례의 PCR 검사 등 까다롭고 번거로운 방역 지침 때문에 한국 방문을 미뤄온 경우가 많았다. 지난 가을 이후 환율 급등으로 달러 초강세의 위력까지 더해진 것도 한국 방문이 크게 늘어난 한 이유가 됐다.
친지 방문, 관광 등 개인적 방한 외에도 한인회장 대회, 한상대회, 전국체전, 민주평통회의 등 해외 한인들을 대상으로 한 대형 행사가 한국에서 줄줄이 개최되면서 행사 참석을 위한 한인 사회 인사들의 한국 방문도 크게 늘었다.
▶줄 이은 음악 공연
k클래식 콘서트의 출연진이 관객들에 인사하고 있다. 윤지아 기자
코로나가 진정되면서 한동안 중단됐던 대규모 공연이 봇물 열리듯 이어졌다. 7월 31일 둘루스개스사우스에서 열린 뉴애틀랜타필하모닉 주최 광복절 대음악회를 시작으로, 9월 24일 한인문화재단의 설립 10주년 기념 K 클래식 콘서트(개스사우스), 10월 15일 애틀랜타 신포니아 주최 한미수교 140주년 기념음악회(킬리안힐크리스천스쿨)가 잇따라 열렸다.
또 11월 5, 6일에는 몽고메리와 둘루스에서 한국의 소리얼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초청 음악회가 열렸다. 몽고메리한인회 주최 이 음악회에는 로컬 한인 연주자들도 대거 협연해 의미를 더했다. 그 밖에 메시아 공연, 합창제, 숨솔로이스트 앙상블의 특색있는 콘서트, 한국문화원 국악 공연 등도 많은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았다.
▶월드컵 응원 열기
카타르 월드컵 한국팀의 3차전 포르투갈과의 경기를 위해 한인회관에서 단체 응원을 벌인 한인들이 일제히 환호하고 있다. 중앙포토.
한국 축구가 카타르에서 다시 한번 16강 진출의 기적을 썼다. 이에 앞서 애틀랜타에서도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월드컵 16강 진출을 염원하는 응원 열기가 뜨거웠다. 애틀랜타한인회가 조지아대한체육회와 함께 마련한 한인회관 단체 응원전에는 수백 명이 모여 목이 터져라 “대한민국”을 외쳤다. 특히 포르투갈과의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16강을 확정 짓는 극적인 골이 터지자 태극기를 흔들며 서로 얼싸안고 대한민국을 연호하기도 했다.
그 밖에 주요 한인 식당이나 직장에서도 삼삼오오 함께 TV를 시청하며 한국팀을 응원하는 모습이었으며. 한국팀 탈락 이후에도 아르헨티나-프랑스 결승까지 월드컵 얘기꽃을 피우며 불황의 시름을 달랬다.
▶한인 커뮤니티 울린 사건사고
한인 우버 운전자 진광윤씨가 철도 건널목에서 참변을 당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 사진은 고 진광윤씨의 가족. 유족 제공.
지난 3월17일 새벽, 30대 한인 진광윤씨가 몰던 우버 차량이 둘루스 철도 건널목에서 열차에 받혀 진씨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탑승객은 하차했지만 진씨는 철로에 낀 자동차를 빼내려다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많은 이의 안타까움을 샀다. 4월에는 존스크릭의 80세 한인 남성 김문부씨가 위암 투병 중 신변 비관 유서를 남기고 실종, 경찰과 가족들이 애타게 수색에 나섰으나 4주 만에 사망한 채 발견되기도 했다.
11월 발생한 이스트 포인트의 한인 뷰티업주차현찬씨 강도 총격 피살 사건도 충격적이었다. 이 사건은 30년 이상 비즈니스를 하며 좋은 이웃으로 살아왔어도 한 순간에 총기 폭력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안타까움과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정리=김지민·최주미·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