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분점 중간선거로 마무리…2024년 바이든·트럼프 재대결될 수도
“더 나쁠 수도 있었다.”
워싱턴포스트(WP)가 26일 올 한 해를 정리하며 규정한 한 마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해 최악의 인플레이션, 대법원의 낙태권 폐지 판결, 사상 초유의 전직 대통령 자택 압수수색, 절묘하게 균형점을 잡은 중간 선거에 이르기까지 미국 입장에서 좋은 일보다는 나쁜 일이 많았던 한 해였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보다 더 최악일 수도 있었다는 것이 WP의 위로 아닌 위로다.
WP는 해프닝으로 끝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아마겟돈’ 발언을 거론, 최소한 바이든 대통령에 따르면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으로 핵전쟁 가능성에 직면할 수도 있었는데 어쨌든 이 같은 가능성은 일단 피해갔다고 평가했다.
월별로는 1월의 경우 코로나19이 지속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이 본격적으로 기승을 부리며 민생을 옥죄기 시작했다.
2월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 세계가 충격에 휩싸였다.
3월부터는 전쟁의 영향으로 인플레이션이 한층 속도를 냈고, 미국 역사상 최초로 흑인 여성인 커탄지 잭슨이 대법관 후보자에 지명됐다.
5월의 경우 원숭이 두창이 본격적으로 미국 내에 확산하며 불안을 키웠고, 6월엔 보수 우위의 대법원이 임신 6개월 이전까지 여성의 낙태를 합법화한 이른바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공식 폐기하며 큰 사회적 파문을 야기했다.
사법 당국은 8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마러라고 자택을 압수수색해 다수의 기밀표기된 문서를 회수했고, 같은 달 미 의회는 한국을 포함한 외국산 전기차에 대한 차별 논란이 제기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전격 처리했다.
10월에는 테슬라 최고 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계약을 완료했다. 하지만 트위터 직원 감원을 비롯해 트럼프 전 대통령 계정 부활 등 머스크의 좌충우돌식 행보로 광고주들의 트위터 광고 중단 등 파문이 이어지고 있다.
11월에는 중간 선거가 치러졌다. 공화당의 압승이 예상됐던 것과 달리 상원은 민주당이 과반을 차지하고 하원은 공화당이 근소하게 이기는 절묘한 권력분점 구조가 등장했다.
WP는 “이로써 공화당이 다수당을 점한 하원이 내년 1·6 조사특위를 조사하고, 이를 다시 민주당이 우위인 상원에서 조사하는 ‘블랙홀’과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게 됐다”고 전망했다.
이어 신문은 내년에 미국에서 차기 대권 경쟁이 본격 막이 오를 것임을 예상하며 “‘바이든 대(對) 트럼프’라는 두 인기 없는 정치인의 2024년 대선 재대결을 위한 수순밟기를 2년간 지켜볼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