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웨스트 항공사의 대규모 결항으로 인한 항공대란이 지속되자 교통 당국이 결국 칼을 빼 들었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항공사에 책임을 묻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교통부는 27일 결항 및 지연 사태 연장의 주범으로 몰린 사우스웨스트 항공에 대한 조사 방침을 밝혔다.
교통부는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결항률은 “불균형적이고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이라며 항공사가 고객에 대한 의무를 준수하고 있는지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또 사우스웨스트가 결항 및 지연에 대해 어떤 조치를 할 수 있었는지, 고객 서비스 방침을 준수하고 있었는지 여부를 들여다볼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위터에 이런 교통부 방침을 게시하면서 “정부는 항공사가 책임을 지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사우스웨스트 항공을 겨냥했다.
그는 “만약 여러분이 결항에 영향을 받았다면, 교통부 웹사이트로 가서 보상을 받을 자격이 되는지 확인하라”며 교통부 사이트 주소도 함께 적었다.
시카고 오헤어 공항에서 이륙 준비 중인 사우스웨스트 항공기. 로이터
미국에서는 성탄 연휴 직전부터 몰아닥친 한파와 폭설로 도로는 물론 하늘길까지 막히며 교통 대란을 겪었다. 주말 미 항공사 결항률은 20%를 넘겼다.
눈 폭풍으로 1m가 넘는 폭설이 내린 뉴욕주 버펄로 나이아가라 공항은 이날도 폐쇄를 이어갔지만, 대부분 공항에서 항공편이 정상 운항하는 등 결항 및 지연 출발·도착이 상당 부분 완화됐다.
하지만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크리스마스 당일과 전날 하루 3천 편 이상의 운항이 취소된 데 이어 이날도 오전까지 2천522편이 결항했다.
이는 이날 오전 전체 결항 2천890편의 87.2%를 차지하는 수치다.
아메리칸항공, 유나이티드항공, 델타항공, 제트블루 등 미 주요 항공사들의 이날 결항률은 0∼2% 안팎으로 대부분 정상화한 상황이다.
AP통신은 “최악의 폭풍이 지나간 후에도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문제는 눈덩이처럼 커져 있다”고 지적했다.
제이 맥베이 사우스웨스트 대변인은 전국적인 폭풍으로 결항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면서 “결항에 따른 다음 일정을 맞추려 했지만 헛수고였다”며 “할 수 있는 한 가장 빨리 안전하게 정상화하는 게 최우선 순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항공기와 승무원들을 정상 운항이 필요한 곳으로 배치하기 위해 앞으로 며칠간 평소 스케줄의 3분의 1 이상만 운항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우스웨스트 항공 예약 승객들은 결항으로 인해 공항에 발이 묶였고 재예약을 위해 긴 줄을 서야 했다. 예고도 없이 항공편을 취소했다는 불만도 속출하고 있다.
정부에 이어 바이든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항공사 책임론을 제기한 것은 항공권에 ‘숨은 수수료’ 공개를 촉구해온 정책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9월 항공사와 주유소, 은행, 휴대전화 서비스 운영사 등이 고객에게 공지하지 않은 불필요한 수수료를 부과해 인플레이션을 가중하고 있다며 이를 사전에 공개하라고 요구했고, 교통부는 관련 규정을 신설한 바 있다.
미 항공사들은 결항 또는 지연 출·도착 시 약관에 따라 고객에게 환불하거나 그에 상응한 바우처 또는 재예약 비용을 보상하도록 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