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학력·경력 등을 내세워 미국 연방하원의원으로 당선된 조지 샌토스(34)가 거짓 이력이 밝혀지자 거짓말을 일부 시인했다고 미국 주요 언론매체가 27일 보도했다.
샌토스의 허위이력 의혹을 지난 19일 특종보도했던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27일 자 1면 기사에서 거짓말을 시인한 샌토스 당선인의 소식을 전했다.
이에 앞서 샌토스는 26일 뉴욕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이력서를 장식했다(embellish)”며 사과했다.
샌토스 인터뷰를 실은 대중지 뉴욕포스트는 미디어재벌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신문 중 하나이며, 친 공화당 성향이다.
그간 샌토스는 구체적 연도와 직급까지 적시하면서 유명 금융기업인 씨티그룹, 골드만삭스에서 일했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그는 이번에 기존 주장을 철회하고 두 회사와 관련된 업무를 했던 ‘링크 브리지’라는 회사에서 일했다고 말을 바꿨다.
또 바루크 칼리지와 뉴욕대(NYU) 경영전문대학원을 졸업했다고 주장했던 그는 “어떤 고등교육기관에서도 졸업한 적이 없다”고 시인했다.
그는 학벌에 대한 자신의 주장을 ‘이력서 장식’이라고 부르면서 “민망하고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샌토스는 자신이 유대인이라고 강조하면서 각종 행사에 참석해 왔으나, 뉴욕포스트 인터뷰에서는 “자신이 틀림없는 가톨릭신자”라며 유대인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에는 자신의 외할머니가 유대인이었다가 가톨릭으로 개종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가 내세워 온 성정체성에 관한 주장도 의심을 받고 있다. 남성인 그는 자신이 “공개적 동성애자(openly gay)”고 주장하며 “공화당에서 차별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실제로는 2012년부터 2019년 이혼할 때까지 여성과 결혼 생활을 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 부분도 거짓 의혹이 일고 있다.
샌토스는 이에 대해 “과거에 여자들과 데이트를 했다. 여자와 결혼했다. 개인적인 문제다”라며 “나의 성정체성은 OK다. 사람들은 변한다”고 말했다.
샌토스는 또 자수성가로 부를 일궜다며 부동산 13건을 소유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으나, 이것 역시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시인했다. 그는 월세를 연체한 적도 있으며 누나 집에서 함께 살고 있다고 말했다.
샌토스는 “지금까지 세계 어디에서도 범법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실제로는 브라질에 살던 10대 때 수표 위조를 저질렀으며, 수사기관과 법원에서 혐의를 직접 시인했고 기소된 상태라고 뉴욕타임스는 밝혔다.
이처럼 허위 이력이 무더기로 드러났으나 그는 내년 1월 3일에 예정대로 취임선서를 하고 연방의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샌토스는 26일 보수 성향 라디오 매체 WABC와의 인터뷰에서도 ‘이력서 과장’에 사과했으나, “우리가 살다 보면 바보 같은 일을 하기도 한다”며 하원의원에 취임해 의원직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시내(jung.sina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