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기호용 마리화나(대마초)를 판매하는 가게가 최초로 문을 열자 손님들이 개점 전부터 장사진을 치며 북새통을 이뤘다.
뉴욕타임스(NYT)는 29일 뉴욕 주정부가 지난해 마리화나를 합법화한 뒤 처음으로 맨해튼 그리니치빌리지의 한 가게에서 기호용 대마초가 판매됐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지난 수십 년간 마리화나를 불법화했던 뉴욕주가 향후 5년간 40억 달러의 수익이 예상되는 새 산업을 육성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게 됐다고 NYT는 촌평했다.
뉴욕주는 지난해 3월 기호용 마리화나 판매를 합법화했으나 제품 출시와 매장 개점이 지연되면서 이날까지 소비자들이 합법적으로 마리화나를 살 방법이 없었다.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및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 환자를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하우징웍스'(Housing Works)가 브로드웨이와 이스트8번가에서 운영하는 ‘하우징웍스 대마초’ 매장은 종일 축제 분위기였다.
이날 오후 4시 20분 일반 시민들에게 문을 열기 전 가게 앞에는 대기줄이 애스터 플레이스와 라파예트가까지 길게 이어졌다.
이스트 빌리지에 위치한 최초의 합법적인 기호용 마리화나 판매소 앞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로이터
매장 안에서는 DJ가 신나는 곡을 연주했고, 초대 손님들은 준비된 과일과 음료를 즐겼다.
폐점 시간인 오후 7시 전 운 좋게 매장에 들어간 고객들은 1시간 후에도 여전히 가게 안에서 물건을 사기 위해 기다려야 했다.
일찌감치 줄 맨 앞에 자리를 잡았다는 케네스 우딘(33)은 4시간을 기다린 끝에 대마초잎 8분의 1온스가 담긴 봉투 두 개를 구매하는 데에 성공했다.
우딘은 가게 개업에 대해 “역사의 한 장면”이라며 “예전에 살던 휴스턴에서 대마초 때문에 체포된 적이 있었는데, 더는 스스로 범죄자 같은 기분을 느끼고 싶지 않다”고 소감을 밝혔다.
뉴욕 맨해튼에서 문을 연 첫 기호용 마리화나 판매점 ‘하우징웍스 대마초’에서 한 점원이 제품을 정리하고 있다. 로이터.
이 매장에서는 뉴욕에 본사를 둔 6개 브랜드의 제품을 16∼95달러의 가격에 판매한다.
대마초 ⅛온스의 세금 포함 가격은 약 65달러 정도다.
‘하우징웍스 대마초’의 관계자들은 오는 30일까지 2천 명 이상의 방문객이 올 것으로 예상하면서 31일에는 준비한 제품이 모두 팔릴 것이라고 말했다.
길거리에서 파는 대마초 가격보다는 다소 비싸지만, 일부 불법 매장과는 비슷한 수준이라고 한다.
찰스 킹 하우징웍스 대표는 제품의 안정성과 세금의 사용처를 언급하며 높은 가격을 정당화했다고 NYT는 전했다.
한편 합법적인 대마초 판매가 시작됐지만, 관련 산업의 성장세는 주춤하는 분위기다.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는 올해 말까지 20개의 가게가 열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하우징웍스 대마초’가 당분간 유일한 가게가 될 전망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