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묘년(癸卯年)은 검은 토끼의 해다.
토끼는 한민족의 정서 속에 가장 친근하게 자리 잡고 있는 동물 중 하나다. 우리 조상들은 달 속에서 불로장생의 방아를 찧는 토끼를 그리며 이상세계를 꿈꾸었다. 달은 장수의 상징이고 토끼도 덩달아 장수를 의미하는 동물로 회자된다.
한민족 민담에 등장하는 토끼의 대표적 이미지는 꾀와 영특함이다. ‘별주부전’에서 토끼는 꾀로써 강한 자를 물리치는 영리한 존재로 등장한다. 또 ‘호랑이와 나그네’ 이야기에서는 매우 현명한 판사의 역할을 보여준다. 이러한 민담들은 토끼를 지혜로운 동물로 인식한 이야기들이다.
또 다른 민담에서도 토끼는 자신을 잡아먹으려는 호랑이에게 얼음판에 꼬리를 담그게 해 물고기를 많이 잡을 수 있다고 속이고 얼어 죽게 만드는 영특한 동물로 묘사된다.
1년에 4~6회 임신하는 토끼는 다산과 풍요의 상징이기도 하다. 아울러 ‘두 마리 토끼’를 쫓는다는 말처럼 토끼는 목표와 성공, 민첩함을 상징하기도 한다.
한국 민화에는 대부분 토끼가 두 마리씩 그려져 있는 것을 보면 부부애를 상징하는 듯도 하다.
이같은 토끼의 특성은 이민의 삶을 살아가는 한인사회에 필요한 덕목을 지니고 있다. 이민자들은 늘 영특함과 민첩함으로 목표지향적 삶을 살아가며 가족을 지켜야 한다. 올 한해 애틀랜타 한인사회가 토끼처럼 영특하고 민첩하게 전진하기를 바란다.
김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