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짙어지면서 국제 금값이 다시 오름세를 타고 있다. 일각에서는 올해 금값이 역대 최고가를 찍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3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1.1%(19.90달러) 오른 1천846.1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6월16일 이후 6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가격이다.
지난해 봄 이후 부진하던 국제 금값은 11월 이후 조금씩 반등세를 보이다 새해 첫 거래일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금값의 최근 오름세는 증시를 비롯한 금융시장의 부진과 경기침체 우려 증폭,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 매수세 때문이라고 CNBC방송은 분석했다.
삭소방크의 올레 한센 상품전략부문장은 “경기침체와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리스크, 약달러 전망과 올해 안에 물가상승률이 3% 미만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그리고 이와 연관돼 중앙은행의 금리가 피크를 찍을 것이라는 예상이 맞물려 올해는 금값에 친화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여러 나라의 중앙은행들이 ‘탈달러’ 전략에 따라 역대급으로 많은 금을 사들인 것도 금값을 부양했다고 한센 부문장은 설명했다.
불리온볼트의 에이드리언 애시 리서치국장도 마켓워치에 “광범위한 금융시장 전반에 퍼진 공포와 의구심이 금과 은이 새해 상승 출발을 할 수 있게 했다”며 “성장 둔화와 높은 물가, 지정학적 전망 악화로 투기적 자본이 (금 시장에) 유입됐다”고 말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올해 안에 기준금리 인상을 끝내고 이르면 연내 금리인하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금값에 영향을 주고 있다.
AuAg ESG 골드마이닝 상장지수펀드(ETF)를 운용하는 에릭 스트랜드는 올해 금값이 역대 최고가를 찍을 수 있다며 온스당 2천100달러 돌파를 낙관했다고 CNBC는 전했다.
스트랜드는 “중앙은행들이 금리인상에서 방향을 전환해 올해 중 비둘기(통화완화 선호)로 변신할 것이라는 게 우리의 견해”라며 “이는 향후 몇 년간 금값에 폭발적인 움직임을 촉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경기침체와 중국의 경제지표 부진에 따른 수요 둔화 염려로 국제 유가는 새해부터 급락 출발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4.2%(3.33달러) 떨어진 76.93달러에 장을 마감했고,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3월물 브렌트유도 4%대 급락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