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공판서 공개여부 결정될 듯
‘기소 대상자’ 권고에 초미의 관심
도널트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불법 대선 개입 여부를 조사해온 풀턴 카운티 특별 대배심이 8개월 동안의 활동을 마치고 재판부에 최종 보고서를 제출했다.
풀턴 카운티 수피리어 법원 로버트 맥버니 판사는 9일 재판부 다수의 판사들이 특별 대배심의 최종 보고서를 검토했으며, 배심원들의 헌신적인 노고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맥버니 판사는 아울러 배심원단이 보고서 공개를 권고했다고 전하면서 오는 24일 공판을 열것이라고 덧붙였다.
24일 공판에서는 특별 대배심의 보고서 공개 권고를 둘러싸고 대배심의 자문을 맡아온 풀턴 검찰청, 언론, 트럼프 측 변호인단간의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풀턴 카운티 패니 윌리스 검사장의 요청으로 법원의 승인하에 지난해 5월 26명으로 구성된 대배심은 6월부터 관련 증인들의 증언을 청취하기 시작했다. 증인들 중에는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를 비롯해 크리스 카 주 법무장관, 브래드 라펜스퍼거 주 국무장관, 데이비드 랄스턴 전 주하원의장 등 주정부 고위인사들이 망라됐다. 또 트럼프의 개인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 린지 그레이엄 연방 상원의원, 마크 메도스 전 백악관 비서실장 등 트럼프 측근들의 증언도 잇따랐다.
‘특별 고발’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특별 배심원 최종 보고서는 조사 결과 요약과 함께 배심원 다수의 의견으로 기소 대상자에 대한 권고도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종 기소 결정은 윌리스 검사장에 달려있으며, 기소를 위해서는 기소권을 가진 별도의 일반 대배심에 관련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 애틀랜타 저널(AJC)는 이날 풀턴 검찰청과 트럼프의 조지아주 변호사인 드류 핀들링 측이 공식적인 논평을 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2021년 2월에 시작된 윌리스 검사장의 수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같은 해 1월 2일 라펜스퍼거 주 국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근소한 표차로 얻은 바이든의 대선 승리를 뒤집기 위해 1만1780표를 찾아내라”라는 압력을 가했다는 혐의에서부터 출발했다.
이후 풀턴 검찰청의 수사는 2020년 12월 선거 직후 다른 공무원들에게도 전화를 해 공화당의 ‘대체'(가짜) 선거인단을 찾아보라고 요구하거나, 측근들이 주의회 의원들에게 거짓 증언을 한 혐의, 선관위 직원들에게 선거사기를 인정하도록 압력을 가했는 지 여부 등으로 확대됐다. 검찰은 18명의 관련자들에게 소환을 통보했고, 그중 린지 그레이엄 연방 상원의원과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 등 정계 거물들도 포함됐다.
가장 큰 관심은 ‘대쪽 검사’로 알려진 윌리스 검사장이 과연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할 지 여부다. 윌리스 검사장은 AJC의 질문에 “다른 사건과 마찬가지로 모든 조사를 성실히 수행한 뒤 결정할 뿐”이라고 답했다. 미국 역사에서 지금까지 전·현직 대통령이 형사범으로 기소된 적은 없다.
트럼프 측은 풀턴 검찰청의 수사를 “마녀사냥”이라고 일축한다. 그러나 법조계 일각에서는 1·6 의회난동 조사위원회, 라펜스퍼거 장관 통화 내역 등 이미 공개된 증거만으로도 트럼트가 고의적으로 위법을 행했다는 사실을 충분히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