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빈곤선 225% 미만이면 상환액 ‘제로’
조 바이든 행정부가 연방정부에서 학비를 대출받은 이들의 상환액 부담을 더 줄이는 방안을 추진한다. 지난해 추진했던 학자금 대출 탕감이 각종 소송 때문에 미뤄지고 있는 만큼, 교육부 규정을 바꿔 차용인들이 매월 갚을 돈을 줄이는 방법을 찾은 셈이다. 다만 이미 대출을 갚은 이들의 반발도 심할 것으로 전망돼 실행 여부는 미지수다.
교육부는 10일 ‘연방 학자금 상환 구제안'(Income-Driven Repayment·IDR)을 공개하고 상환액 산정기준을 완화하겠다고 발표했다. IDR은 저소득층의 학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도입했다. 특히 IDR 중에서도 개정된 ‘버는만큼 내는 안'(Pay As You Earn·PAYE), 즉 REPAYE(Revised Pay As You Earn) 제도를 손본다는 계획이다.
발표안에 따르면 교육부는 월 상환액 산정기준을 현행 소득의 10%에서 5%로 낮추기로 했다. 매월 부담액이 절반이 되는 셈으로, 연 소득의 5% 미만을 20~25년 갚고 남는 대출 잔액은 탕감받을 수 있다. 연방 빈곤선의 225%(개인 연 3만600달러, 4인 기준 연 6만2400달러) 미만을 버는 경우 매달 학자금 대출을 전혀 갚지 않아도 된다. 돈을 갚지 않아도 잔액에 이자도 붙지 않는다.
교육부에서 제안한 이 초안은 연방관보를 통해 게시되며, 30일간의 공개 의견수렴 기간을 거쳐 교육부에서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이르면 올해 말부터 일부 안을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 규정이 발효될 경우, 사실상 저소득층은 연방 학자금 대출을 받은 뒤 대출액을 거의 갚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고등교육을 공짜에 가까운 수준으로 받을 수 있는 셈이 된다. 교육부는 커뮤니티칼리지 학자금 대출자의 85%는 10년 내에 갚을 부채가 사라지고, 4년제 공립대 대출자는 연 2000달러 가량 부담이 줄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정치권을 중심으로 반발 의견이 나오고 있고, 빚을 이미 갚은 이들에겐 역차별이 될 수 있다는 비판이 있어 실제 시행 여부는 확신하기 어렵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부 대학은 학자금 대출 탕감까지 계산해 학비를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김은별 기자 kim.eb@koreadailyn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