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로컬 팬덤 효과 노려 눈독
조지아대학(UGA)의 풋볼팀 불독스가 지난 9일 캘리포니아 잉글우드 소파이(SoFi)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대학 풋볼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대승을 거둔 가운데 우승의 주역인 쿼터백 스텟슨 베넷 4세(25)가 주목받고 있다.
스포츠 업계 관계자들은 베넷이 이미 백만장자 대열에 들어섰다는 점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NCAA(전국대학체육협회)는 2021년 7월부터 대학 선수들이 자신의 이름, 사진 등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허용했기 때문이다. 스포츠 스타의 수익원인 이름(name), 이미지(image), 초상(likeness)을 줄여 NIL이라고 부른다.
고등학교와 대학교 운동선수들의 브랜드 가치를 평가하는 On3에 따르면 NIL 산업은 현재 약 10억 달러 규모이며, 앞으로 5년간 최소 3배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이 업체의 평가에 따르면 10일 현재 기준 베넷은 대학풋볼 랭킹 9위로 130만 달러의 NIL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베넷의 라이벌로 꼽히는 앨라배마대학의 브라이스 영은 2위로 350만 달러에 달한다.
베넷은 2년 연속 UGA에 승리를 가져다준 유일한 쿼터백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조지아에서 베넷의 브랜드 가치는 산정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입을 모은다.
조지아에서 부는 뜨거운 대학 풋볼 열기를 발판삼아 다수의 기업이 NIL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탄탄한 로컬 팬덤이 있는 지역 스포츠 스타를 내세우는 홍보 효과가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벅헤드의 남성의류 브랜드인 ‘온워드 리버스’는 NIL 정책이 시작된 날 바로 UGA 선수들에게 광고 계약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운동선수의 광고계약 체결을 담당하는 ‘아이콘 소스’의 드류 버틀러 부사장은 “델타항공과 홈디포와 같은 대형 브랜드도 전국적인 불독스의 인기에 힘입어 베넷 선수와 제휴를 맺으러 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UGA 동문회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약 35만명의 동문이 있으며, 동문이 아니어도 조지아 풋볼 팬층은 넓기 때문에 조지아주 밖에서의 광고효과도 노려볼 수 있다.
버틀러 부사장은 다만, 포춘 500에 드는 대기업들은 아직 증명되지 않은 NIL 시장의 투자에 소극적이라고 덧붙였다.
25세의 베넷처럼 프로풋볼(NFL)의 드래프트 1순위가 아닌 선수에게 NIL 가치는 특히 중요하다.
NIL이 등장하기 전, 에런 머레이 전 UGA 쿼터백은 NFL에 진출했으나 성적 부진으로 풋볼을 그만두고 다른 커리어를 시작할 수 밖에 없었다. 그는 이제 ‘더 플레이어스 라운지’라는 플랫폼을 만들어 학생 운동선수들이 NIL과 팬들과의 교류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