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는 대체로 겨울비가 자주 오는듯 하다 지난주는 밤새 억수같은 비가 천둥 번개와 함께 밤새 내리더니 동네 트레일(Big Creek Greenway )은 온통 황톳물로 큰홍수를 이루며 흘러간다. 여기 온후로 처음 보는 모습인 듯 하다.
그전에도 비가 내려 트레일이 잠기면, 물이 차지 않은 곳으로 걷기는 했는데 이번에는 트레일 주변 까지 가득 잠겨 물결이 소용돌이 치면서 흘러간다. 한참을 내려다 보면서 물구경(?)을 했다. 이틀 후 ‘이젠 물이 빠졌겠지’ 하고 가보니 물은 빠졌지만 세찬 물살에 흽쓸려 내려온 황토 진흙을 제거 하느라 공원관리팀들이 폐쇄 싸인을 세워 놓고 분주하다.
이틀후 언제 그랬냐는듯 날씨는 봄같은 화창한 날씨가 오랫만에 찾아왔다. 기온은 화씨 62도 까지 올라가 빠른 속도로 걸으면 약간의 땀도 날 지경이다. 트레일은 아주 깨끗하게 모두 정리돼어 상쾌한 기분으로 걷는데 아직도 주변은 차있는 물과 군데 군데 불어난 흙탕물로 작은 웅덩이가 여기 저기 가득하다.
그런데 얼어 붙었던 대동강물이 녹는다는 우수(2/4), 경칩(2/19)과 입춘( 3/6 )이 아직 한참 남았는데 어쩐일로 여기 저기서 시끄러울 정도로 개구리들이 울어댄다. 갑자기 기온이 상승하니 얘네들이 벌써 봄이 왔구나 하고 울어 대는 모양이다. 그런가 하면 집사람이 옆에서 걷다가 기겁을 한다. 뭔가하고 다시 보니 큰지렁이 같은데 머리를 꼿꼿이 세우고 있는게 뱀새끼가 벌써 나와 깜짝 놀랐다. 기온이 널뛰듯 하니 이것들도 혼란이 오는 모양이다.
다음날은 또 최저 기온이 다시 영하로 곤두박질 쳤다. 어제만 해도 사방에서 개굴대던 개구리의 울음소리는 모두 사라지고 쥐 죽은 듯 트레일은 조용하다. 그래도 걷는 중에 개굴되며 울어주니 위안이 되고, 우리 생각에도 벌써 봄이 어김없이 오나 보다 했더니 그것도 단 하루만에 모두 다시 한겨울로 돌아가는 날씨를 보면 3월은 지나야 봄이 올듯하다. 으스스한 날씨에 모두가 한마음으로 봄을 기다리는 희망은 같아 보인다.
그렇게 울어대던 개구리들은 ‘어디로 가서 추위를 피할까’ 하고 걱정아닌 걱정이 들었다. 집사람은 ‘모두다 자기들 대로의 삶의 방식이 있겠지’ 한다. 인간들이 어떠한 상황이든 대처해 알아서 세상을 헤쳐 가듯 말이다.
이제 다음 개구리가 우는 날은 곧 우리들의 마음속에도 따뜻한 훈풍이 불어오리라. 그동안 우울했던 시간들을 모두 훌훌 털어 버리고 두꺼운 외투를 벗어 던지듯 겨우내 쌓인 어두운 마음을 겨울비와 함께 씻어 버리고 다가오는 봄을 기다리며 마중 나갈 준비를 해야겠다. 지난주 조지아주에서는 6~7년만에 내려간 영하 10도 가량의 날씨에 10년 넘게 어른키 만큼 자란 유카의 일종인 보드라운 잎을 가진 나무가 얼어버렸다. 깜박하고 비닐 커버를 해준다는걸 잊어 버린 탓이다.
그래도 아쉬움에 혹시나 싶어 밑둥지 부분은 아직 얼지 않은듯 해서 윗부분만 잘라냈다. 봄이 오면 우리 모두에게 새로운 희망이 솟아오르듯 새싹이 올라왔으면 하는 희망을 가지면서 봄을 손꼽아 기다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