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존 인물로 위장…대출·카드발급에 악용
학자금 대출 받을 때 망가진 신용 드러나
사회보장번호(SSN)를 도용해 새로운 생년월일과 연락처를 부여하고 온라인에서 가짜 신원을 만드는 ‘프랑켄슈타인 사기’가 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어린이가 SSN 도용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보안 프로그램을 리뷰하는 ‘시큐리티.org’는 지난 10일 ‘합성(synthetic) 신원 도용 방지를 위한 부모 안내’라는 글을 홈페이지에 올렸다. 이 글에 따르면 최근 사기꾼들은 실제로 존재하는 신분을 그대로 도용하는 대신, SSN을 도용 후 새로운 개인 정보를 추가해 실존하지 않는 사람, 즉 ‘합성’ 신원을 만드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연방 거래위원회(FTC)에 따르면 요즘 신분 도용 사례의 85%는 실제 정보와 가짜 정보를 조합하여 만든 합성 신원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기범들은 가짜 신분으로 대출을 받고, 신용카드를 발급받고, 실업수당을 받는다.
특히 아동의 SSN을 비롯한 신원 정보는 자주 사용되지 않고 제대로 모니터링되지도 않기 때문에 도용 범죄의 피해자로 찍히기 쉽다는 것이 시큐리티 측의 설명이다. 만약 어린이들의 신원이 도용되어 각종 사기에 활용된다면, 훗날 대학에 지원하고 대출을 받을 때가 되어서야 망가진 신용(credit)을 확인하게 된다.
합성 신원 도용 사기 수법에 취약한 계층으로는 저소득층 시니어, 최근 이민 온 이민자들, 교도소 수감자 등이다.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2015년 합성 신원 도용으로 인한 손실액은 60억 달러였지만, 2020년에는 200억 달러로 증가한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시큐리티 측은 “이러한 사기가 최근 크게 증가한 것에 비해 많은 사람이 모르고 있다”고 전했다.
시큐리티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 3명 중 2명은 합성 신원 도용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으며, 부모의 86%는 자녀의 크레딧을 한 번도 확인하지 않았다. 또 부모의 25%는 자녀의 개인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적극적인 조처를 하지 않고 있으며, 이는 2020년 15%에서 증가한 수치다.
자녀의 SSN 도용을 예방하려면 학교, 병원 등이 요청한다고 무조건 SSN를 알려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또 개인 정보가 기재된 문서는 파쇄하고 자녀에게 온라인상에서 공유하지 말아야 할 정보 등에 대해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신청하지 않은 실업 수당 관련 문서를 받았을 때 △나 또는 자녀의 이름으로 신용카드 발급 권유를 받을 때 △국세청(IRS)에서 세금 체납에 대한 우편을 받거나 학자금 대출 신청이 거부됐다는 통지를 받을 경우 자녀의 SSN이 도용됐다고 의심할 수 있다.
신용 도용이 확인될 경우, FTC에 신고할 수 있으며, ‘www.identitytheft.gov‘에서 자세한 사항을 확인할 수 있다.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