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새 나무 4만3000 그루 사라져
시 당국 규제 허술도 난개발 원인
도시의 급성장에 따른 난개발로 애틀랜타 시의 트레이드 마크인 ‘트리 캐노피'(tree canopy)가 사라지고 있다.
애틀랜타 저널(AJC)은 조지아테크 조사 결과 등을 인용해 “무분별한 개발이 도시 미관과 생태계를 해치는 주범”이라고 20일 보도했다.
‘트리 캐노피’는 ‘나무 지붕’이란 뜻으로 울창한 나무들이 모여 만든 지붕 덮개 모습을 가리킨다. 나무 지붕은 도시 미관을 유지해 줄 뿐 아니라 기후변화에 따른 도심의 열섬 현상을 완화해주고, 홍수를 방지해 줌으로써 환경 복원력을 높여준다.
애틀랜타 시는 ‘숲속의 도시’라고 불릴 정도로 나무들이 많았으나 급속한 개발 붐이 일면서 나무 지붕들이 크게 훼손되고 있다.
조지아텍의 조사 결과, 2018년 트리 캐노피 면적은 2008년에 비해 1.5% 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매일 0.5 에이커의 나무 지붕이 사라진 것이다. 또 애틀랜타 시의 식목담당 부서의 통계에 따르면 2013년 이후 사라진 나무가 대체된 나무 숫자보다 많았다.
특히 최근 2년 사이 트리 캐노피 면적이 더욱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2021년 7월부터 2022년 6월사이 2만4000 그루의 나무가 베어졌으며, 한 해 전에는 1만9000 그루가 사라졌다. 2년간 4만3000그루가 베어진 것이다. 지역별로는 2009년 이후 주로 시 북부와 동부 지역에서 벌목이 행해졌다.
애틀랜타 시에서는 나무를 불법으로 자를 경우 500 달러, 추가 위반시 한 그루당 1000달러의 벌금이 부과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법 벌목은 지난해 위반 건수는 1200건으로 이전의 두배 가까이 늘었다.
시 당국은 이 같은 불법 벌목이 증가한 이유를 정확하게 밝히질 않고 있지만 대부분 빌딩 건축과 목재회사의 증가에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트리 캐노피의 84%가 단독주택이나 다세대주택 등 주거지역에 분포돼 있는 점도 개발에 취약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를 규제하는 조례가 20년 이상 한번도 개정되지 않은 점도 무차별 벌목을 막지 못하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현재 이를 규제하는 조례 제정이 추진되고 있지만 개발업자들과 환경보호론자들간의 절충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환경론자들은 애틀랜타 연평균 기온이 1930년 이후 3도 상승했으며 이상고온 현상이 자주 발생하고 있어 치명적인 자연재해에 노출돼 있다며 캐노피 보호를 주장하고 있다.
조지아테크 브라이언 스톤 교수는 “캐노피는 도시가 얼마나 빨리 가열 될 수 있는 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라고 말했다.
김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