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살 한인 업주에 애도 물결…이웃·정치인들 추모 잇따라
지난 주말 시애틀 지역 한인 식당 업주가 업소에 침입한 권총 강도단이 쏜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시애틀 경찰국에 따르면 14일 오후 8시 30분쯤 시애틀 남부지역 레이니어 애비뉴와 월든 스트리트 인근 한인 식당 ‘레이니어 데리야키’에 권총 강도 3명이 침입했다.
용의자 중 1명은 한인 업주 김한수(58)씨에게 총을 발사한 뒤, 현금을 강탈해 도주했다.
당시 현장에는 피해 업주의 딸이 함께 있었으며 아버지가 총격을 당하는 장면을 목격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 식당 옆 가게의 업주는 지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2~3명의 강도가 얼굴에 복면을 쓰고 있었고, 식당에 가서 보니 딸이 울고 있었다”고 말했다.
총상을 입은 김씨는 인근 지역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곧 숨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총격 사건이 발생한 현장에는 시애틀 경찰국장이 나와 직접 수사를 지휘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금품을 노린 강도 사건을 보고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사건을 목격하거나 알고 있는 주민들에게 제보(206-233-5000)를 당부했다.
피해자의 지인인 레이첼 김씨는 지난 16일 모금사이트 ‘고펀드미’ 페이지(gofundme.com/f/hansoo-kim)를 개설하고 유가족을 돕기 위한 위로금 모금에 나섰다. 김씨는 이번 총격 사건의 피해자가 김한수씨이며 부인과 3명의 자녀(샘, 수진, 주영)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희생된 김씨에 대해 “자연을 즐기는 것을 좋아했고 연중 며칠 쉬는 날은 아내와 친구들과 함께 하이킹을 하곤 했다”며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했고 주변 사람들에게 항상 기꺼이 손을 내밀었던 사람”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슬퍼하고 있을 유가족들에게 직접 연락하는 것은 자제해달라”고 호소했다. 20일 오후 3시 현재 모두 816명이 모금에 동참하면서 7만1천273달러가 모였다.
한편,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역 정치인들도 애도의 뜻을 표했다. 브루스 해럴 시애틀 시장은 성명을 통해 “총격 사건으로 영향을 받은 모든 사람에게 마음을 전한다”며 “이번 살인 사건은 비극적이며 전적으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우리 행정부가 왜 계속해서 공공 안전을 최우선으로 이끌어야 하는지를 일깨워준다”고 밝혔다.
해당 지역구 태미 모랄레스 시의원도 “피해자와 유가족들 그리고 식당 직원들과 커뮤니티 전체에 비극적인 일”이라며 “안타깝게도 이런 무의미한 폭력이 우리 사회를 반복적으로 뒤흔들고 있다”며 비통한 심경을 전했다.
한편, 사건이 있었던 이 날 시애틀 지역에서는 정전이 발생해 약 8000가구가 피해를 입었으며 곳곳에서 총격 사건으로 최소 3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장수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