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범죄통계 시스템 도입 과정에 뉴욕·LA 등 빠져
수사기관 간 기준 다르고, 신고 안 한 경우도 많아
전국적으로 인종·종교·성적지향에 따른 특정 집단에 대한 증오범죄가 늘고 있지만, 집계에선 누락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증오범죄는 통계보다 훨씬 많을 것이란 추정이다.
20일 연방수사국(FBI) 범죄데이터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전국 증오범죄 건수는 7303건으로 집계됐다. 2020년 증오범죄 건수(8263건) 대비 약 1000건 줄어든 셈이다. 하지만 FBI의 증오범죄 사건 집계는 법무부가 발표한 보고서와는 상당한 격차를 보인다. 법무부가 집계한 전국 증오범죄 건수는 2019년에만 30만5390건을 기록했다.
의회매체 더 힐(The Hill)은 범죄 관련 전문가들을 인용, “FBI 데이터 집계 과정에서 뉴욕시와 캘리포니아주 주요 도시의 증오범죄가 상당수 누락됐다”고 지적했다. 증오범죄가 가장 심각한 지역의 데이터를 누락하면서 오류가 커졌다는 설명이다.
FBI 범죄데이터를 보면 2020년 범죄를 집계한 수사기관은 1만5138개였지만, 2021년엔 1만1883개로 줄었다. 전국 수사기관(1만8812개) 중 3분의 1 이상 데이터가 누락된 것이다. 이같은 자료 공백은 FBI가 새 범죄통계 취합 시스템인 ‘국가 사건기반 보고 시스템'(NIBRS)을 출범시키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상당수 로컬 경찰이 새 시스템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더힐은 “누락된 증오범죄를 추가하면 FBI 기준 증오범죄는 약 9800건으로, 1990년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후 가장 많은 건수”라고 추정했다.
전문가들은 연방정부에 증오범죄 보고를 하기 꺼려하는 일부 주에서 아예 데이터를 누락시킨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주별로 증오범죄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다르다는 점도 문제로 꼽혔다. 피해자들이 증오범죄임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서류미비 피해자 등이 신분에 문제가 생길까 두려워 경찰에 신고하기를 꺼리는 경우도 많다.
캘리포니아주립대학 증오·극단주의 연구센터는 미국 주요 10개 도시에서 2020년~2021년 사이 증오범죄가 40% 늘었다고 밝혔다. 2022년에도 증오범죄는 더 늘었다. 2022년 뉴욕시에선 619건의 증오범죄가 보고, 직전해 대비 약 18% 늘었다.
김은별 기자 kim.eb@koreadailyn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