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수도 로마에서 이른바 ‘녹아웃 게임’으로 의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현지 일간지 ‘일 조르날레’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8시께(현지시간) 로마 동남부의 콰드라로 지구에서 한 청소년이 길을 걷던 여성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목격자들은 한 청소년이 갑자기 다가와선 테니스 스윙하듯 팔을 크게 휘둘러 여성의 안면에 주먹을 날렸다고 전했다.
이 충격으로 여성은 바닥에 고꾸라졌고, 청소년은 여성의 소지품을 건들지 않고 순식간에 사라졌다.
피해 여성은 다행히 쓰러질 때 숄더백이 완충 장치 역할을 하면서 뇌진탕을 입지 않았다.
경찰은 가해 청소년이 별다른 언쟁도 없이 다짜고짜 주먹을 휘두르는 점을 토대로 ‘녹아웃 게임’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녹아웃 게임’은 상대에게 강한 펀치를 날려 단번에 쓰러뜨리는 범죄적인 ‘놀이’를 가리키는 말이다.
무리 지어 다니는 불량 청소년들이 행인 중 눈에 띄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공격 대상으로 삼는 ‘녹아웃 게임’은 과거 미국에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된 바 있다.
‘일 조르날레’는 과드라로 지구 외에도 로마의 여러 곳에서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다며 ‘녹아웃 게임’이 현재 이탈리아에서 유행하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고 전했다.
피해자들은 워낙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가해자의 인상착의를 기억해내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에는 이탈리아 서북부 토리노에서 버스 운전사가 한 청소년이 휘두른 주먹에 쓰러져 광대뼈, 어깨, 이마를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운전사는 교대 근무를 앞두고 잠시 커피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던 도중, 난데없이 공격을 받았다.
일간지 ‘라스탐파’는 “가해 청소년이 다른 이유 없이 단지 재미를 이유로 버스 운전사를 공격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몇 년간 이탈리아에서는 ‘녹아웃 게임’으로 의심되는 사건이 여러 건 발생했다”며 “토리노에서는 몇 달 전 한 정신과 의사가 공격을 받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