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노동시장이 새해 들어 더욱 뜨거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일자리 증가세를 보인 것은 물론 역대급으로 낮은 실업률을 기록했다.
노동부는 3일 1월 고용상황 보고서를 내고 지난달 비농업 일자리가 51만7천 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8만7천 개)를 3배 가까이 상회한 깜짝 증가폭이다. 작년 12월 증가폭(26만 개)의 두 배에 육박한다.
지난해 월별 평균 일자리 증가폭이 40만1천 개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초 증가 속도가 더 빨라졌다고 볼 수 있다.
업종별로는 레저·접객업(12만8천 개), 전문사무서비스업(8만2천 개), 정부 공공직(7만4천 개), 보건의료업(5만8천 개)의 순으로 일자리가 많이 늘어났다.
실업률은 3.4%로 전월(3.5%)보다 0.1%포인트 하락, 1969년 5월 이후 거의 54년 만에 최저치로 내려갔다. 실업률 또한 시장 전망치(3.6%)를 밑돌았다.
경제활동참가율은 62.4%로 전월보다 0.1%포인트 올랐다.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보다 0.3%, 전년 동월보다 4.4% 각각 증가해 작년 12월(전년 대비 4.6% 증가)보다는 조금 오름세가 둔화했다.
이번 보고서는 물가 상승세를 억제하려는 연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 노동시장이 여전히 강력하다는 점을 보여준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최근 발표된 12월 미 기업들의 구인 건수는 1천100만 개로 노동 수요가 공급을 크게 초과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코로나19 사태로부터 회복하는 과정에서 심각한 구인난을 겪은 기업들은 금리인상과 경기둔화에도 불구하고 기존 인력의 해고를 꺼리는 분위기다.
이처럼 예상보다 훨씬 강력한 노동시장은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높인 것으로 해석돼 새해 들어 훈풍이 부는 뉴욕증시에 찬바람을 몰고 왔다.
지난 1일 기준금리 인상폭을 0.25%포인트로 줄인 연준은 경기침체 가능성 등을 우려해 조만간 금리인상을 중단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노동시장의 힘을 고려할 때 추가 인상은 물론 높은 수준의 금리를 계속 유지할 여력을 갖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장을 앞둔 뉴욕증시의 나스닥 지수는 시간외 거래에서 2% 이상 급락 중이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1% 안팎의 하락폭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빅테크와 월가 금융회사, 금리에 민감한 부동산 관련 기업들이 잇따라 대량 해고를 발표하는 등 연준 통화긴축의 여파가 서서히 가시화하고 있어 올해 안에 노동시장이 꺾일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