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순간 학습, 답 매번 바뀌어
유튜브 극본·광고 카피 척척
유료 버전에 정보 격차 우려
오픈AI가 만든 인공지능(AI) 챗봇, 챗GPT의 열풍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출시 두 달 새 이용자가 1억 명으로 추산되고 일일 사용자만 1000만 명이 넘을 정도다.
챗GPT는 언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훈련을 통해 사용자의 질문을 이해하고 실제 인격체에 가까운 답변을 생성하는 인공지능 텍스트 생성기다. 업계에선 챗GPT가 시중에 출시된 지 얼마 안 됐지만 자연스러운 말투, 깊이 있는 지식, 뛰어난 생산성을 갖췄다는 점에 ‘향후 구글을 능가할 기술’이라는 호평이다.
이에 챗GPT를 직접 사용해봤다.
▶사용 방법
오픈AI 웹사이트(https://chat.openai.com)에 들어가 구글 계정 연결, 사용자 이름 입력, 간단한 셀폰 번호 인증을 마치고 나니 모니터 속 인공지능과 단둘이 남았다. 하단 질문 창에 한글로 물으면 한글로 답하거나 영어로 답한다.
시험 삼아 비트코인 등 암호 화폐의 전망을 물어봤다. “언제쯤 비트코인 가격이 3만 달러를 다시 넘어갈까?” 챗GPT는 “비트코인의 가격은 수요와 공급 등 수많은 변수에 의해 좌우된다”며 “투자의 결정은 신중히 해야 하며 이에 따른 리스크와 보상을 미리 인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일반적인 대답이라서 약간 실망했지만 그래도 나름 논리적인 답변이 나와서 신기했다.
▶물을 때마다 바뀌는 답변
가장 궁금한 AI를 이용해 ‘돈 버는 방법’을 물었다.
“AI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 알려줘” 총 4가지 방법을 10초 만에 뚝딱 내놨다. ▶챗봇 또는 가상 어시스턴트 개발 ▶기사, 블로그 게시물, 제품 설명 등의 콘텐츠 생성 ▶반복 작업 자동화 등이다. 특히 “챗GPT를 사용하여 다양한 주제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고, 유료 구독 또는 사용 당 금액을 청구하여 서비스를 수익화할 수 있습니다”라는 답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또 다른 방법은?”이라는 물음에 광고 문구 제작과 번역 등이 새로 추가됐다. 질문을 미세하게 바꾸면 답도 매번 바뀌었다. 순간순간 학습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챗GPT의 대답처럼 발 빠른 사람들은 이 AI를 이용해서 소득을 올리고 있다. 부동산중개인들은 AI의 제안처럼 매물 소개글 작성에 사용 중이다. 집의 구조와 위치 등 간단한 정보만 주고 온라인에 올릴 매물 소개 글을 부탁했더니 5초 만에 그럴듯한 매물 홍보문이 작성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상업용, 주거용 건물을 가리지 않고 매물 등록부터 소셜미디어 홍보, 고객 응대, 모기지 계산에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일부 유튜버는 챗GPT가 생성한 극본대로 영상을 촬영해서 수익을 창출하고 있으며 이를 알려주는 동영상이 유튜브에 넘쳐나고 있다. 일부 업체는 다른 나라 언어로 SNS 홍보를 할 때 쓰기도 한다.
이에 더해서 동기부여, 건강, 재테크 등 관심도가 높은 주제 하나만 잘 선정해도 질문 수정, 답변 재생성을 계속하다 보면 전문가 수준의 창의적인 글을 제작해낼 수 있다고 한다.
▶활용 사례
가장 최근에는 지난달 25일 제이크 오친클로스 연방 하원의원의 연설이 주목받았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동으로 AI 연구센터를 설치하는 내용의 법안을 하원에 소개하면서 챗GPT가 작성한 연설문을 읽었기 때문이다. 의회에서 AI가 작성한 연설을 낭독한 최초 사례로 알려졌다.
챗GPT를 사용해 책을 출판한 사례도 있다. 아마르 레시 작가는 지난해 12월 AI가 제작한 텍스트와 이미지로 ‘앨리스앤스파클’이라는 12페이지 어린이 그림동화를 출판한 바 있다.
▶유료화
이와 같은 인공지능의 편리함에도 기술의 부작용과 정보 격차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개발 업체 오픈AI는 지난 1일 유료 버전의 이용료로 월 20달러를 책정했다. 업체는 자사 블로그를 통해 ‘챗GPT 플러스’ 출시 계획을 발표하면서 구독자들이 챗봇에 사람들이 몰리는 피크타임에도 항상 챗봇에 접속할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구독자들은 질문에 더 빠른 답을 받을 수 있게 되고 신규 기능이나 개선된 사항도 먼저 접할 수 있게 된다.
유료 버전은 미국에서만 가입할 수 있으며 다른 국가 및 지역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오픈AI는 덧붙였다.
한 사회 전문가는 “인터넷이 처음 도입됐을 때와 같이 빈부 격차가 정보 격차로 이어진 것처럼 AI도 유사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현재야 월 20달러지만 프리미엄 서비스 등을 통해 수백에서 수천 달러까지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해커들이 AI를 악성코드 생성에도 이용하면서 이에 대한 규제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챗GPT가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학습하며 텍스트를 생성하기 때문에 틀리거나 편향된 정보를 전달할 수 있어 사용에 주의를 당부했다.
LA지사 우훈식 기자 woo.hoonsik@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