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기간 동기부여 교육
미국 교육자들의 최고 영예인 ‘밀켄 교육자’로 한인 1.5세 교사가 선정됐다.
주인공은 하와이 오아후 섬에 있는 대니얼 K. 이노우에 초등학교의 에스더 권(32) 교감으로, 밀켄패밀리재단에서 주는 상금 2만5000달러와 오는 4월 LA에서 열리는 학회 경비를 지원받는다.
권 교감은 지난달 31일 한인 최초로 부지사에 오른 실비아 루크를 비롯해 케이트 하야시 주 교육감, 밀켄 교육자상 프로그램 제인 폴리 수석 부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깜짝’ 시상식에서 수상자로 호명돼 상을 받았다.
하야시 교육감은 권 교감이 학생들에게 끊임없이 영감을 주고 동기를 부여하는 열정적인 교육자라고 평가하며 수상을 축하했다.
폴리 수석 부사장은 지금까지의 성과와 앞으로 펼쳐질 잠재력을 인정하는 의미에서 권 교감을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심사 경위를 밝혔다.
지난 1월 31일 밀켄교육자상을 받은 에스더 곽(32) 교감(대니얼 이노우에 초교)이 첫 한인 부지사 실비아 루크 부지사와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하와이주 교육국 제공
권 교감은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학교에서 조회 준비 업무를 맡겼는데 그게 내가 상을 받는 시상식 자리인 줄 몰랐다. 이름을 부르는데 너무 놀랐고 지금도 떨린다”며 “귀한 상에 나를 추천해준 모든 분께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학생들이 상금 사용처를 많이 물어본다”며 “팬데믹 때 결혼했는데 신혼여행을 아직 가지 못했다. 아마도 올 여름방학에 남편(앤드류 권)과 허니문 여행을 가고 가족들과의 추억을 만드는 여행 경비로 사용할 것 같다”며 웃었다.
교육계의 오스카상으로도 불리는 밀켄 교육자상은 공공교육강화에 앞장서 온 밀켄패밀리재단이 1987년부터 매년 미전역에서 교육청과 학교의 추천을 받아 40명의 교육자를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한국에서 8살 때 가족을 따라 토론토를 거쳐 버지니아로 이민 온 권 교감은 버지니아대학(정치학)에서 학사 학위를 취득하고 존스 홉킨스 대학에서 교육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 졸업 후 2012년 비영리 교육봉사단체 ‘티치포아메리카(TFA·Teach For America)를 통해 이노우에 초교에 교사로 배정된 권 교감은 2년의 계약 기간을 채우고 다른 곳으로 떠날 수 있었지만 “학교와 사람들에게 정이 들고 성장하고 배울 기회가 많아 호놀룰루에 남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5학년 담임을 시작으로 학년 주임, 영재교육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학생회 어드바이저, 스쿨 커뮤니티 어드바이저 등을 거쳐 올해부터 교감으로 근무하고 있다.
또 권 교감은 지난 2019년에는 하와이 교육청을 대표하는 홍보대사로 뽑혀 제주도에서 3개월 동안 홈스테이로 지내며 문화수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팬데믹 기간에 교육구나 12개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에게 온라인으로 수업을 가르치는 반을 이끌기도 한 그는 3~5학년을 위한 한국어 이중언어 프로그램 커리큘럼을 직접 만들어 방과 후에 가르치기도 했다.
장연화 기자 chang.nicole@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