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남편과 나는 각자 다른 나들이를 했다. 일상에 신선한 기운과 기쁨을 준 우리의 외출은 노후의 삶에 중요한 요소인 할 수 있을 적에 그리고 하고 싶을 적에 무엇이든 주어진 기회를 잡은 점이다.
나의 외출은 토박이 친구 로즈메리가 기회를 줬다. 퇴직한 남편들이 늘 집에 있으니 숨이 막힌 여자들끼리 하루 나들이를 계획한다고 같이 가자고 한 것을 나는 냉큼 받아들였다. 그리고 간다는 곳인 Biblical History Center 가 앨라배마와 조지아 주경계 가까운 조지아의 작은 도시 라그렌저에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곳은 기아자동차 공장이 들어선 곳이라 한인들이 많이 정착한 곳이다. 고대 이스라엘의 환경을 소개하는 곳이 어떤 곳인지 궁금했다.
하필이면 그날 기온이 30도로 떨어져서 새벽에 집을 나서며 두터운 자켓을 입었다. 로즈메리가 사는 몽고메리 외곽의 작은 도시 탈라시는 2003년에 제작된 영화 ‘Big Fish’ 촬영지 근처로 영화의 장면과 비슷한 시골분위기다. 하지만 로즈메리의 동네는 Yates lake 강변에 지어진 멋진 저택들이다. 그녀의 집에 도착해서 차를 세우고 호수를 감싼 물안개와 강변의 앙상한 나뭇가지들이 이룬 환상적인 분위기에 그 아름다움에 도취했었다.
로즈메리는 노후를 재밌게 산다. 옆집 앞집 이웃의 퇴직한 사람들과 동네 친목그룹을 만들고 서로 편하게 오가며 의지한다. 그리고 매주 동네 커피숍에서 느긋하게 사는 남편들도 함께 모여서 수다판을 벌린다. 그 동네 여자들의 나들이에 외부인인 내가 조인하니 나와 비슷한 나이의 6낯선 여인들이 스스럼없이 나에게 많은 질문을 했다.
나의 존재는 그들에게 새로운 호기심을 줬다. 개인 스토리를 주고 받으니 공통점이 많았다. 전혀 다른 경력을 가졌었고 취미는 다르지만 이제는 노후를 건강하게 재밌게 보내는데 열중하는 할머니들은 마치 소풍 가는 아이들처럼 재잘거리며 라그렌저로 출발했다.
목적지에 도착하니 우리가 유일하게 예약된 손님들이라 바로 토어를 시작했다. 퇴직한 선생인 캐롤의 안내로 건물 뒤 야외로 나섰다. 높은 담장으로 보호하고 있는 뒤뜰에는 고대 이스라엘의 생활 환경을 보여주는 다양한 시설이 오밀조밀하게 들어서 있었다. 염소털과 낙타털로 짜여서 만들어진 이동식 주택인 텐트에서 따스한 차를 대접받으며 그 당시 생활상을 소개받았다. 그중 여자아이는 8세가 되면 텐트를 짜기 시작해서 텐트가 완성되면 그것을 가지고 결혼했다는 풍습은 새로웠다.
양치기 목자의 생활상과 양과 염소 우리, 장례관습과 농경, 그리고 마켓 상황 등 조르단에서 가져온 모조품을 보면서 고대 환경을 설명들었다. 재미난 뒷 이야기들이 많았다. 40도 기온 추위에 장갑 낀 여자도 있었고 모두 두터운 자켓을 여미고 2시간반을 뒤뜰과 전시장에서 보내면서 성경에 소개된 고대 환경에 몰입했다. 성경구절과 전시품을 연결시킨 캐롤의 드라마틱한 스토리텔링이 재미있었고 고대인들의 생활상을 시각으로 가까이서 이해시켜준 좋은 장소였다.
그리고 남부음식 식당에 둘러앉아 제각기 다른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끊임없이 이야기하다가 오후 시간이 길어지자 모두 남편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가려고 서둘렀다. 남편의 저녁을 걱정하던 여인들의 표정이 예뻐서 깔깔 웃고 헤어졌다.
내가 나들이를 하고 온 며칠 후, 지난 수요일 남편도 터스컬루사로 나들이 했다. 그는 퇴직한 후부터 ‘몽고메리 붉은 코끼리 클럽’의 멤버로 앨라배마 대학축구팀을 후원한다. 극성팬 30여명 노인들이 다운타운에서 만나 버스로 터스컬루사에 가서 전 지역에서 온 2천명이 넘는 바마팀 팬들이 축구팀과 쿰바야했다. 남편도 집 떠난 지 10시간 후에 청춘인양 기분좋게 돌아왔다.
이틀 후 남편에게 감기 증상이 왔다. 기침이 심하고 다른 코비드 증상이 있어서 테스트를 하니 양성이었다. 그때부터 방과 화장실을 따로 사용하고 집안에서 6 피트 거리를 두고 서로 피해서 다닌다.
지난 3년 조심조심 주의를 했는데 앨라배마 대학에서 엉뚱한 선물을 가져온 남편은 마스크 없이 많은 사람을 만난 것을 “아차”했다. 하지만 솔직히 그가 2020년에 걸리지 않았고 부스터 샷까지 다 맞은 후에 걸렸으니 감사한 일이다. 우리 부부는 이번주 자가격리 하면서 잘 먹고 잘 쉰다.
남편과 나의 나들이 결과는 전혀 다르게 보 일수 있으나 분명한 사실은 두 사람 잠시지만 밖에서 멋진 시간을 보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