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에 통신정보 수집장비…다수 출처·목적 미확인
중국판 ‘스타링크’? 저궤도 위성처럼 지구전체 감시하나
북미 상공에서 풍선을 비롯한 비행 물체가 잇따라 발견, 격추되면서 얼마나 많은 풍선이 어떤 목적으로 떠다니는지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북미 상공에서 최근 잇단 비행체 격추는 4건이었다. 미군은 지난 4일 동부 캐롤라이나 해안에서 풍선을 격추했다.
이는 중국이 보낸 비행체로 확인됐다.
미군은 10∼12일에도 사흘 연속 미국 알래스카와 캐나다 유콘, 미국과 캐나다 국경 휴런호 상공에서 미확인 물체를 격추했다.
미 정보기관과 의회 등은 잇단 미확인 물체가 무엇인지 그 출처와 목적을 파악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13일(현지시간) AFP통신, 영국 BBC 방송,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매체의 보도를 바탕으로 이와 관련된 의문을 문답으로 정리했다.
잇달아 격추된 물체들은 모두 비슷한 정찰풍선인가
▲ 미국이 지난 4일 중국 정찰풍선으로 지목해 격추한 첫 풍선은 60m 높이에 다중 안테나와 태양광 패널, 정보수집 장비를 탑재했다.
이후 격추된 3개 물체는 크기나 형체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 백악관 관리들은 이들 물체에 추진 시스템이 없으며 통신 신호를 보내고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알래스카 상공에서 격추된 물체는 소형차 크기로 추진·제어 시스템이 전혀 없었으며 민항기에 위협을 제기한다는 이유로 예방조치로서 격추됐다.
캐나다 유콘에서 발견된 물체는 원통형이다.
가장 최근 격추된 휴런호 상공의 비행체는 팔각형을 하고 있으며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센서가 없다고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가 말했다.
미 CNN 방송은 미 국방부 메모를 인용해 이 물체가 격추 전 ‘미국의 민감한 장소들’ 인근을 지났다고 전했다.
미 연방 의원들이나 의회 보좌관들은 이 방송에 일련의 격추가 표면적으로는 첫 번째 중국 정찰풍선 발견에 따른 ‘과잉대응’으로 보일지라도 그렇게 단정하기에는 이른 상태라고 전했다.
백악관 관리들은 3개 물체가 민간 항공에 “매우 실제적인” 위협을 제기한다고 밝히고 있다.
전 세계 상공에 떠도는 풍선은 얼마나 많나
▲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최근 중국이 5개 대륙의 40개국 이상에 고고도 정찰풍선을 보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영공 침입을 지원한 중국군과 연계된 기관에 대한 조치를 검토한다며 다른 나라에 대한 공중정찰 프로그램의 배후에는 중국군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실제 세계 각국 상공에 뜬 풍선은 상당수일 것으로 추정된다.
한 예로 콜롬비아 공군도 풍선을 감지했으며 이 풍선은 라틴아메리카(중남미) 여러 국가를 지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는 지난 4일 첫 풍선 격추 이후 더 작은 비행체를 탐지하기 위해 레이더를 강화했다.
지난 1월 미군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영공에서 지난해 새로운 비행체 목격 사례는 366건이었다. 그중 163건은 풍선, 26건은 드론, 6건은 기타 목격 사례였다.
포착된 풍선 등 비행체들이 모두 중국과 관련돼 있나.
▲ 이에 명확하게 답할 상세한 정보가 아직은 없다.
중국은 미국에서 지난 4일 격추된 풍선과 중남미에서 목격된 풍선이 자국 것임을 인정했으나 기상 관측을 위한 민간 비행체라고 주장했다.
분명한 것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베이징 방문 계획을 취소할 만큼 이번 사태로 양국 관계의 긴장이 크게 높아졌다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 13일 미국 측 풍선이 중국 영공을 지난 1년여 사이에 10회 이상 침범했다고 새롭게 주장하며 ‘각’을 세웠다.
미 정부는 중국 영공에 비행체를 보내지 않았다고 부인하는 한편, 최근 격추된 미확인 비행체가 외계로부터의 활동일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런 징후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중국 정찰풍선의 목적은 무엇인가
▲ 미 당국자들에 따르면 처음 격추된 정찰풍선은 미 핵미사일 시설 상공을 지났고 통신을 가로챌 수 있는 정찰 장비를 탑재하고 있다.
미 당국자들은 이런 풍선들이 지난 6년간 최소 4차례 미국 영토를 스쳐 갔지만, 이번만큼 미 영공에 깊숙이 침투한 적은 없다고도 말했다.
다만, 이 정찰풍선이 어떤 정보를 수집하고 있는지는 여전히 가장 큰 의문으로 남아 있다. 복수의 안테나가 있는 것은 확인됐으나 군 전파를 가로채려 한 것인지, 일반 휴대전화 신호를 받으려고 한 것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성층권에 여러 대의 정찰풍선을 고정해 놓은 뒤 전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중국의 목표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NYT는 중국의 정찰풍선을 개발한 EMAST가 네트워크 구축이라는 최종목표를 지난해 자사 홈페이지에 게시했던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EMAST는 정찰풍선 네트워크를 저궤도에 위성 4천여 개를 띄운 뒤 네트워크를 구축한 미국 기업 스페이스X의 위성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에 비유했다.
미 정부 관계자들은 중국이 정찰위성의 보완책으로 정찰풍선 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보고 있다.
풍선의 정찰능력이 완전히 파악된 것은 아니지만, 위성보다는 오랜 시간 한곳에 머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정찰 위성이 이미지를 얻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 풍선은 통신 정보 수집에 더 주력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부 관리들은 정찰 풍선 프로그램이 태평양 지역에서 미국 및 동맹국들의 군사 정보 수집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