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미션·배달·광고 등 줄줄이
처음으로 판매가 50% 넘어
한인도 영업지속 고민 많아
#. 컴퓨터 수리업체를 했던 한인 A씨는 26.18달러의 무선 키보드를 판매할 생각으로 아마존 계산기로 시뮬레이션을 해봤다. 우선 아마존 수수료로 4.92달러, 주문처리비용 10.15달러, 물류창고비 0.09달러 등 총 수수료가 15.16달러로 판매액의 58%에 달했다. 여기에 제품 원가, 제품 선적비, 광고비, 물류 창고에 배송비 등을 고려하면 거의 남는 것이 없다는 생각에 “이 정도 이익을 얻으려 굳이 사업을 해야 하나?”라는 고민에 빠졌다.
#.아마존 셀러로 비즈니스를 시작한 지 6개월이 다 돼가는 B씨는 판매 제품의 아마존 수수료가 60%를 넘어 기대 만큼의 이익을 거두지 못했다. 그는 수수료가 35% 정도인 핸드폰 무선 충전기를 새 아이템으로 정하고 앞으로 6개월 동안에도 수익성이 좋지 않으면 사업을 접을 작정이다.
아마존이 상품 판매액의 절반 이상을 수수료로 가져간다는 조사가 발표되면서 아마존이 수익성을 높일 목적으로 200만 아마존 셀러의 고혈을 짜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마켓플레이스 펄스 조사에 따르면 2022년 상품 판매액의 50% 이상을 아마존이 각종 수수료 명목으로 가져갔다. 판매액의 절반 이상이 수수료로 부과한 것은 업체의 조사 이래 처음이다. 아마존의 수수료 비중은 6년 연속 상승세다.
이번 조사에는 각각 상품 판매에 따른 아마존 기본 수수료와 물류창고 비용, 포장과 배달 등의 주문 처리 수수료(FBA), 재고 수수료, 환불 처리 수수료 등이 포함됐다.
마켓플레이스 펄스의 창업자인 주오자스 카지우케나스는 “아마존 수수료 비율이 높아지면서 스몰비즈니스들의 돈벌기가 어려워졌다”며 “아마존이 계속해서 수수료 비중을 늘려갈 것으로 보여서 이를 상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마존 셀러로 스몰비즈니스를 운영하는 한인들의 입장도 별반 다르지 않다.
아마존에서 야외용 바비큐 세트를 판매하고 있는 한인 C씨는 “200달러의 제품을 판매하면 아마존에서 커미션, 물류창고비, 배달과 광고 등으로 112달러를 가져간다”며 “나머지 88달러로 제조업자와 중국으로부터의 운송비 등을 떼면 때로는 적자가 나기도 한다”고 한탄했다.
또 다른 한인 셀러는 “아마존 셀러로서 2~3년 이상 비즈니스를 계속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이유가 바로 늘어나는 수수료 때문”이라며 “사업 시작 전에 수수료를 포함한 모든 비용을 고려해 사업 계획을 치밀하게 세우지 않으면 실패하기 쉽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아마존은 분명 좋은 판매 통로지만 주문, 상품 포장, 재고보관, 반품 등 모든 서비스를 세분화하여 수수료를 별도로 매긴다”면서 “셀러가 철저하게 준비하지 않고 무작정 뛰어들면 손해만 보고 시장을 떠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양재영 기자 yang.jaeyoung@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