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에서 부모 동의 없이 ‘성(sex)과 젠더(gender)’ 논의 금지

조지아주 학교에서도 성 정체성을 둘러싼 문화전쟁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6세 미만의 청소년들에게 부모의 동의 없이 성교육을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이 조지아주 상원에 상정돼 논란이 일고 있다.

카든 서머스 주 상원의원(공화·코델)등 11명의 공화당 의원들은 16세 이하의 청소년과 어린이들을 교육하는 학교나 기관에서 부모의 동의 없이 성(sex)과 젠더(gender)에 관한 논의 자체를 금지하는 법안(SB 88)을 상정했다. 법안의 금지조항은 공립학교와 사립학교, 교사는 물론 어린이들을 감독하는 모든 이들에게 적용된다.

법안은 “부모의 동의가 없이는 어린이들에게 생물학적 성별과 성적 취향, 성 정체성 등에 대해 논의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어서 지금까지의 성 교육 방침과 배치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은 또 이를 어길 경우 비영리단체에게 주어지는 면세혜택을 박탈하고, 공립학교 지원금도 보류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서머스 의원은 가정내에서 학대가 의심될 경우 등 예외적인 경우에 대해 수정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학생들이 학교에서 무엇을 배우는 지를 부모가 알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같은 법안 내용에 대해 교사들과 시민단체들은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올해의 조지아 교사상’을 수상한 바 있는 트레이시 낸스는 3학년때까지는 교실에서 “게이라고 말하지 말라”는 플로리다 주법에 비유하면서 교실에서 인종 논의를 금지하는 법과 마찬가지로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뉴욕에 본부를 둔 비영리단체 ‘패밀리 평등’의 정책책임자 니킬 바쉬는 “그런 법이 제정되면 임신한 교사는 동성애자 부모를 둔 학생들이 할 수 있는 질문과 대화가 두려워 모성애에 대한 질문을 회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지아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의 사라 헌트 블랙웰 변호사는 “이 법안이 표현의 자유를 규정한 미 수정헌법 1조를 위반하는 것”이라며 반대했다.

토머스 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