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글 독자 한 분이 나와 만나기를 원한다고 신문사에서 전화번호를 알려주었다. 전화로 약속한 장소에서 만난 분은 이 지역 태권도 연맹 회장님으로 92세 된 분인데 놀랍게도 나보다 더 젊고 건강해 보였다. 주위에서 90이 넘은 분들은 귀가 어두워 소통이 어려운 경험을 자주하는 터라, 이분의 건강이 돋보이고, 얼굴과 목에 주름이 없는 그분 만의 비결이 궁금했다.
몇 번 만나는 동안 내 궁금증에 그분이 한 대답은 다음과 같다. 얼굴과 몸의 주름살이 적은 것은 안마 덕일 거라고. 아침에 일어나면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안마를 하신다고 한다. 오래 전부터 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건강하신 이유가 태권도를 계속하신 것이냐는 내 질문에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고 대답했다. 운동을 너무 심하게 하면 건강을 해치고 그것은 운동 선수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젊어서 너무 과하게 운동한 사람들은 장수하지 못한다고 했다.
세계적인 권투 선수 모하마드 알리가 40대에 파킨슨 병에 걸려 앓다가 죽은 이야기, 유명한 한인 체육인들 중에 알리처럼 병들어 일찍 죽은 분들의 이야기도 나왔다. 그분은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집 주위를 걸으시고 신문을 꼭 읽으시고, 그래서 내 칼럼도 즐겨 읽으신다고 한다. 내가 일주에 두 번 공원을 걷는다니까 일주에 세 번은 걸어야 한다고, 발에 문제가 있다고 하니, 열심히 발 마사지를 해보라고 충고하신다.
만약 100세까지 산다면 그분이 하시고 싶은 일이 있다고 했다. 2년 마다 세계 태권도 연맹 주최로 국제적인 모임이 있는데, 자신이 100세가 될 때 그 회의에 출석하여 시범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시범이라면 어떤 것을 보여주시나요?” “태권도 시범은 품세, 격파, 도약 격파지요.” “세계적인 무대에서 100세 먹은 사범이 품세를 보여주고, 쌓인 판대기를 주먹으로 쪼개고, 뛰어서 판대기를 발로차서 깨트리는 모습을 보면, 와 태권도를 하여 100세에도 저렇게 건강하다고, 세계가 깜짝 놀래겠네요!”
새 골프장에 가서 멤버십을 알아보려 매니저와 이야기하는 중에, 백인 매니저가 말 했다. “우리 골프장에 전설적인 인물이 있어요. 한국사람입니다. 그분은 90이 넘었어요! 그분은 매일 골프 치는데, 카트 타지 않고 걸어요!” 전설적인 인물(Legendary)이라니? 아마도 그 백인 매니저는 90살이 넘어도 매일 걸어서 골프를 치는 미국사람들을 못 보다가 그분을 보고 놀랐고, 한편으로는 골프 치면 그분처럼 건강 하다는 골프선전 같이도 들렸다.
전설적이라는 그분과 만나서 골프를 치며 알았다. 그분은 92세시다. 내가 은퇴하고 십년 전에 이곳에 왔을 때 골프장에서 그분을 처음 만났다. 그때도 그분은 골프 칠 때 걸었다. 삼복 더위에도 걸었다. 그런데 지금까지 그렇게 걸으신다. 건강 하시다. 그분과 같이 걸어서 골프 치다가 9홀을 치고 나는 더 이상은 무리일 것 같아 고만두었지만, 그분은 끝까지 걸어서 친다고 카트를 밀며 언덕을 올라 가신다.
골프 치며 알았는데 그 분에 대해서 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그분은 한 신문사에 칼럼을 쓰시는데 20년 동안 한 주도 빼지 않고 쓰셔서 1,000 회를 쓰셨다. 신문에 출판된 칼럼을 20년 동안 한주도 빠지지 않고 쓴 사람은 그분이 세상에서 오직 한 사람인 지도 모른다. 그게 사실이라면 세계 신기록으로 기네스북에 오를지도 모른다. 그분은 아직도 오전엔 일을 하시고 오후엔 골프를 친다고 하신다.
논설 한 편을 쓰려면 주제를 정하고, 자료를 찾아 쓰고 고쳐야 하고, 출판 환경에 맞추어 다시 써야 한다. 나도 칼럼이라고 쓰면서 살아온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는데, 150회가 넘어가니, 바닥이 들어나 할 이야기가 없어지고, 매일의 생활 속에서 글거리를 찾아야한다. 그런데 그분은 20년을 계속 글을 쓰셨으니 치매 같은 것은 도망갔을 것이고, 기후가 허락하면 매일 서너 시간을 걸었으니 몸이 건강 한 것은 당연한 것 같다.
100세 시대 답게 한국에도 100세 넘게 장수하는 분들이 2만 명이 넘는다는 기록도 있는데, 장수하는 분들 출생 기록이 정확하지 않아, 그 숫자가 정확하지 않다고 하지만 장수하는 분들이 늘어나는 것만은 사실이다.
104세가 되신 김형석 교수의 장수비결이 신문 잡지 영상으로 보고되었다. 김교수의 장수비결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아침에 일어나고 자는 시간과, 식사시간이 일정하다; 영양분이 균형 잡힌 식사를 소식으로 한다; 매일 신문을 읽으며 신문사에 보낼 글을 쓰며 일기를 쓴다; 매일 산책을 하고, 코로나 팬데믹 전에는 수영을 했다; 동료, 제자들, 가족 간에 친밀한 관계를 유지한다.
김형석 교수의 어머님은 100세에 돌아 가셨다. 김교수의 어머님이 김교수의 장수비결을 알기나 하셨을까? 몇 가지나 지켰을까? 살아온 환경은 가난하고, 덜 위생적이고, 험하고, 하는 일도 달랐지만, 100세까지 사셨다고 하니, 장수에는 유전 인자도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