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에 ‘갑작스런 죽음’이라는 키워드가 해시태그 등을 통해 유행했다. 지난해 11월 소셜네트워크 ‘럼블’에 이러한 제목으로 ‘소위’ 다큐멘터리 영화가 업로드됐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수많은 어린이, 여성 등의 실명과 사진을 공개하며, 이들이 코로나19 백신과 부스터샷을 접종받은 후 ‘갑자기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BBC와 AP통신 등이 ‘팩트체크’를 해본 결과는 놀라웠다. 유튜버가 소개한 사례는 모두 거짓이었다. 6세의 나이로 갑자기 사망했다는 백인 소녀는 태어날 때부터 지병을 앓고 있었고 원래 위중한 상태였다. 소녀의 부모는 딸의 장례를 치른 후 이런 동영상이 돌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
백신을 맞고 사망했다는 또다른 여성도 검증해보니 심장마비로 사망했고, 백신도 맞아본 적이 없었다. 유족들은 동영상 제작자들에게 어떠한 확인전화나 연락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심지어 이 동영상에서 백신 때문에 사망했다고 주장한 사람 일부는 멀쩡히 살아있었다. 동영상 제작자는 BBC나 AP등의 확인취재에 침묵을 지키고 있는 상태다.
그런가하면 지난 3일 오하이오주에서 발생한 열차 탈선사고와 관련해서도 근거없는 허위정보가 퍼지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우익 성형의 일부 논평가들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탈선한 열차에서 유해 물질이 누출되고 있다며 ‘체르노빌2.0’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환경보호청(EPA)은 공기 및 수질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 몇년간 수많은 허위정보(disinformation)가 카카오톡, 페이스북, 유튜브 등을 통해 퍼져왔다. 2022 대통령 선거는 무효이고 코로나19는 존재하지 않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군대를 동원해 부정부패 정치인들을 체포할 것이라는 Q아논 음모론도 2년이 지난 지금 허위임이 명백히 밝혀진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위정보들은 내용만 바꾼 채 지금도 소셜네트워크에 유포되는 상태다.
전직 언론인이자 전국시민컨퍼런스(National Conference on Citizenship, NCoC)의 CEO를 맡고 있는 카메론 히키(Cameron Hickey)는 최근 유행하는 허위정보를 다음과 같은 유형으로 분류하고 있다. 첫째는 공포와 조종(fear and manipulation)이다. ‘특정 지역에서 불법이민자들이 살인과 강간을 저지른다’는 공포를 퍼뜨려서 그 지역의 유색인종을 배척하거나 탄압하는 것이다. 반대로 중국에서 발생한 새로운 바이러스(H5N1)가 미국에 다가오고 있다는 음모론도 있다. 어느쪽이건 중국 및 아시아계를 적대시하는 공포 조장이다.
둘째는 음모론(conspiracies)이다. 그림자 정부(deep state) 등이 전세계를 조종하고 있으며, 정부는 꼭두각시에 불과하므로 코로나19백신을 접종해서는 안된다는 식이다. 특히 코로나19 백신에 몸에 해로운 성분이 들어있다는 음모론이 한인은 물론 아시안 커뮤니티에 광범위하게 퍼진 바 있다.또한 기후 락다운(Climate lockdowns) 음모론도 스물스물 올라고 있다. 미국 정부가 기후변화를 이유로 개솔린 자동차와 개솔린 스토브 등의 사용 및 출입을 금지(락다운)시킬 것이라는 음모론이다.
히키 CEO는 허위정보를 물리적, 법적으로 막기는 힘들지만, 시민 각자가 나서서 이를 막아야 한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허위정보를 지켜보고(Monitor) 신고하며(Report) 허위정보가 잘못된 것임을 교육(Educate)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역사가 오래되고 신뢰할만한 신문, 방송 등의 기사를 공유하며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