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긴축을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 속에서 17일 원·달러 환율은 1300원 턱밑까지 올랐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14.7원 오른 1299.5원에 장을 마쳤다.
환율은 7.1원 오른 1291.9원으로 개장한 뒤 상승 폭을 키우다가 점심 무렵 장중 1303.8원까지 올라 1300원 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선 것은 장중 고가 기준으로 지난해 12월 20일(1305.00원) 이후 두 달 만에 처음이다.
환율은 인플레이션이 예상만큼 빠르게 꺾이지 않는다는 우려와 연준 위원들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 등에 강한 상승 압력을 받았다.
전날 노동부는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보다 0.7%, 전년 동월보다 6.0% 각각 올랐다고 밝혔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지난해 12월 0.2% 하락했다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도 전년 동월 대비 6.4% 오르며 시장 예상치(6.2%)를 웃돌았다.
이는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진정되지 않고 오래 고착화할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연준 위원들의 잇따른 매파적 발언도 시장에 부담을 줬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달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대해 “당시 0.5%포인트 인상 속도를 유지할 설득력 있는 경제적 사실들을 봤다”고 말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지난 회의에서 0.5%포인트 금리 인상을 주장했다며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길 것이란 게 종합적인 내 판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