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 속에 미국의 금융시장은 급속도로 기준금리가 치솟던 지난해 11월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28일 CNBC방송에 따르면 시장 금리의 벤치마크인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이날 장중 3.983%까지 올라 지난해 11월10일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이후 상승폭을 상당 부분 반납했으나, 전날보다 0.006% 오른 3.92%대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날 2년물 미 국채 금리도 4.82%로 거의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다다랐다. 6개월물의 경우 5.14%를 넘어 2007년 2월 이후 최고치에 근접했다고 마켓워치가 보도했다.
2월 한 달간 10년물 국채 금리는 50bp(1bp=0.01%포인트), 2년물 국채 금리는 70bp 이상 각각 올라 급격한 상승세를 나타냈다고 CNBC는 전했다.
새해 들어 꺾이는 듯했던 미 국채 금리가 다시 뛰는 것은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당초 예상보다 오랫동안 기준금리를 높은 수준에서 유지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연준이 곧 금리인상을 종료하고 연내 금리인하로 전환할 것을 기대하던 시장은 2월 들어 속속 발표된 예상외의 경제 지표들에 전망치를 수정하는 분위기다.
지난달 미국의 물가상승률 둔화 속도가 느려지고 고용 지표와 소비 지출도 탄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인플레이션이 오래 고착화할 것이란 두려움이 커져서다.
특히 연준이 가장 정확한 물가 지표로 간주하는 1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년 동월보다 4.7% 올라 시장 전망치를 상회한 것은 물론 12월(4.6%)보다 상승폭을 확대한 것이 공포 심리를 절정으로 끌어올렸다.
연준의 최종금리가 5%대 중반에 이를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 1월에 급반등했던 뉴욕증시에도 제동이 걸렸다.
상대적으로 안전 자산인 미 국채 수익률이 5%를 넘나들 정도로 높아지면서 위험자산인 주식 투자 필요성이 떨어진 것도 악재다.
다우존스 마켓데이터에 따르면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이날 232.39포인트(0.71%) 떨어진 32,656.70에 거래를 마쳐 지난해 11월9일 이후 가장 낮은 종가를 찍었다.
다우 지수는 2월 한 달간 4.2% 떨어져 지난해 9월 이후 최대폭 하락을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의 월간 하락률은 각각 2.6%, 1.1%로 상대적으로 변동이 적었다.
새해 들어 급등하던 국제 금값 역시 주춤하고 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0.7%(11.80달러) 오른 1,836.70달러에 거래를 마쳤으나, 2월 전체로는 5.6% 급락해 2021년 6월 이후 최대폭 하락했다고 마켓워치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