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공장 유치한 조지아주 “IRA, 美투자회사에 대한 모욕”
일간 로스앤젤레스(LA) 타임스가 28일 현대차 그룹이 테슬라에 필적하는 전기차(EV) 경쟁력을 갖췄으나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LA 타임스는 이날 “현대차는 테슬라의 최고 경쟁자가 될 준비가 돼 있었는데 미국 행정부가 (IRA 시행으로) 기습 공격을 감행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LA 타임스는 2022년 1∼3분기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 판매량이 3만7천 대를 기록해 전기차 시장에서 2위권 경쟁자였던 포드의 머스탱 마하-E를 추월했다면서 가격 경쟁력을 갖춘 현대차가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향해 전진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현대차의 질주에 바이든 행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제동을 걸었다”며 “그 결과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 판매가 크게 둔화했고 포드 머스탱 마하-E가 2위를 탈환했다”고 진단했다.
작년 8월 시행된 IRA는 북미 최종조립 요건 등을 충족한 전기차에만 세액공제 혜택을 적용하고, 한국을 비롯한 외국산 전기차를 보조금 혜택에서 제외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 기업의 현지 투자 사례를 부각하고 나서 몇 주 뒤에 의회에서 IRA가 처리되자 현대차 경영진은 허를 찔린 느낌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기아 EV6. 기아 제공.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및 미주 사장은 LA 타임스에 “우리는 그것(IRA)에 대해 기쁘지 않다”고 말했다.
LA 타임스는 “IRA가 미국에서 EV를 만들고 판매하는 포드, GM, 테슬라와 같은 경쟁사들에 7천500달러 세액 공제 혜택을 주지만, 좋은 가치를 지닌 현대차의 명성에는 상처를 냈다”고 전했다.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공장을 유치한 조지아주 팻 윌슨 경제개발부 장관은 LA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IRA 입법 취지가 애초 좋았을 수도 있지만, “이 법은 미국에 투자하고 미국 시민을 고용하는 회사들에 불이익과 모욕을 준다”고 비판했다.
LA 타임스는 현대차와 기아 등 해외 EV 업체들이 IRA 시행으로 고통을 겪었지만, 재무부가 3월 중 발표하는 IRA 세액공제 하위 규정을 통해 이 고통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된다며 바이든 행정부의 전향적인 조치를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