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한 여객기 조종사가 승객들에게 오로라를 보여주기 위해 선회 비행한 사실이 알려졌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영국 저가 항공사 이지젯 조종사는 영국 상공에서 펼쳐진 오로라를 승객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360도 선회 비행했다. 이지젯 U21806편 여객기는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출발해 영국 맨체스터로 향하던 중이었다.
비행 추적 웹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해당 여객기는 고도 3만7000피트(악 1만1000m)에서 시속 500마일 미만으로 비행하고 있었다.
지난 27일(현지시각)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출발해 영국 맨체스터로 향하는 이지젯 U21806편 조종사가 360도 선회한 항적. 사진 플라이트레이더24
예상 도착 시간보다 10분 정도 늦어졌지만, 승객들은 “10분보다 더 큰 가치가 있었다”면서 감사를 표했다.
특히 승객 그로브스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오로라 사진을 공유하며 “모든 승객이 오로라를 볼 수 있도록 비행 중간에 360도 비행을 한 조종사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적었다. 그로브스는 약혼녀에게 프러포즈하기 위해 아이슬란드를 방문했는데, 아쉽게도 오로라를 보지 못하고 돌아가던 길이었다.
그는 “며칠 차에서 숙식하며 오로라를 볼 수 있을까 노심초사했는데 보지 못했다”며 “하늘에서 오로라를 만끽하며 이 아주 특별한 여행의 끝에 완벽한 마침표를 찍었다”고 소회를 남겼다.
당시 비행기 오른편 좌석에 앉은 승객들은 오로라를 멀리서 겨우 봐야만 했지만 조종사가 360도 선회 비행을 하며 이 광경을 눈앞에서 볼 수 있었다.
그로브스의 약혼녀 재스민 캡은 “친절한 조종사가 아니었으면 멋진 장면을 눈에 담지 못했을 것”이라며 “놀라운 광경이 휴가의 마지막을 아름답게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이 소식이 화제가 되자 이지젯은 공식 트위터에 “특별한 광경을 승객들과 공유할 수 있어 우리도 기쁘다”고 답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