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네시, 드래그쇼 첫 제동 “공공장소 공연·미성년 관람금지”

“미성년자 보호” 주장에 “성소수자 차별” 반대도

테네시주가 미국에서 처음으로 ‘드래그 쇼'(여장남자 공연)를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공화당 빌 리 테네시주 주지사는 이날 공공장소 또는 미성년자가 볼 수 있는 장소에서의 드래그 쇼 진행을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해 다음 달 1일부터 이를 시행토록 했다.

법안은 드래그 쇼를 스트립쇼 등과 함께 ‘성인 카바레 공연’으로 분류, 이 같은 제한 사항을 위반할 경우 최대 징역 6년 형에 처하도록 규정했다.

드래그 쇼는 지정된 성별에 상관없이 자신을 꾸미고 표현하는 퍼포먼스다. 보통 여장남자(드래그 퀸)나 성 소수자가 여성의 복장을 하고 클럽 등에서 펼치는 공연을 일컫는 말이다.

미국 보수층은 그간 드래그 쇼가 성 상품화나 아동을 겨냥한 ‘그루밍'(Grooming·길들이기) 성범죄를 조장한다고 비판해왔다.

리 주지사 대변인은 “이 법안은 외설스럽고 성적인 오락으로부터 어린이를 특별히 보호하는 법안”이라고 밝혔다.

공화당 소속 잰 존슨 상원의원도 “이제 부모는 마음 놓고 자녀를 공공 혹은 개인 공연에 데려갈 수 있다”면서 “성적인 공연을 기습적으로 보게 되지 않으리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테네시주 외 미국의 다른 주 최소 12곳에서도 드래그 쇼를 일정 수준 제한하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같은 법이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적 조치라는 지적도 나온다.

드래그 쇼를 단순히 성적인 공연으로만 치부하고 성 소수자 사회와 맞닿아 있는 하위문화를 부당하게 규제한다는 것이다.

그간 드래그 퀸으로 각종 쇼 무대에 올랐던 루크 코너는 “이는 어린이를 보호하는 게 아니라 한 집단의 사람을 침묵시키는 법안”이라고 말했다.

테네시주 멤피스 대학의 법학 교수 레지나 램버트 힐먼은 “정부는 단지 그들이 불쾌하다고 생각하거나 어떤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자기 표현적 행동을 억압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