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보수진영 단체의 연례행사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서 대선 후보 지지도 1위를 차지했다.
5일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CPAC 행사 마지막날인 4일 공개된 여론조사에서 62%의 지지율을 기록, 경쟁자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20%)를 크게 제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같은 행사 조사에서도 59%의 지지율을 얻어, 디샌티스 주지사(28%)를 앞섰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임 기간을 거치며 CPAC 자체가 ‘친 트럼프’ 성향의 행사로 변모된 상황이어서 사실상 예상된 결과나 다름없다고 더힐은 지적했다.
실제 이번 행사에는 디샌티스 주지사를 비롯해 역시 공화당 유력 경선 후보인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도 참석하지 않았다.
한때 보수 성향 인사들의 최대 행사로 대통령 후보 경선 주자들이 반드시 눈도장을 찍어야 하는 자리로 위상이 높았지만, 이제는 빛바랜 위상을 보여준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행사를 주관하는 미국보수연합 매트 슐래프 회장을 대상으로 익명의 공화당 관계자가 성추행 소송을 제기하며 한층 여론이 악화한 측면도 큰 것으로 전해진다.
한 관계자는 “CPAC가 한때는 스타가 등장하는 등용문이었지만, 지금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 쇼 성격이 강하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행사 연설에서 “지금은 미국의 역사에 가장 위험한 때이며 조 바이든이 우리를 망국의 길로 이끌고 있다”며 “조 바이든을 백악관에서 퇴거시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나는 백악관 집무실에 들어가기도 전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전쟁을 끝내도록 할 것”이라며 “뭐라고 말하면 될지 나는 안다”고도 말했다.
현재 자신을 상대로 진행 중인 각종 수사에 대해선 “우리나라에서 사법이 무기화됐다”며 설령 자신이 기소되더라도 2024년 대선 출마 포기는 생각조차 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