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매사추세츠 대학은 중국 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에서 폭음을 조장하는 콘텐트가 인기를 얻으면서 학생들 사이에서 이를 따라 하다 구급차 28대가 출동하는 등 소란이 벌어졌다며 과도한 음주 문화에 대해 경고했다.
6일 AP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이 대학 캠퍼스 근처에서 열린 파티에서는 학생 다수가 커다란 플라스틱병에 술을 한가득 만들어 들고 다니는 모습이 목격됐다.
최소 1갤런(약 3.8ℓ) 이상 들어가는 큰 병에 보드카 등 독한 술과 비타민 보충제, 전해질 음료, 물 등을 가득 채운 뒤 섞어 마시는 것인데, 이를 ‘보그'(BORG)라고 부른다. ‘Blackout Rage Gallons'(정신 잃게 하는 분노의 갤런) 앞글자를 딴 이름이다.
틱톡에서는 이 술을 언급하는 ‘#BORG’ 해시태그 영상의 조회 수가 7470만건을 넘기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고 CBS 방송은 전했다. 원하는 대로 도수나 맛을 조절할 수 있고 만들기도 쉽다는 점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문제는 틱톡 영상 등 일부 콘텐트에서 보그에 술을 최소 0.5갤런(1.9ℓ) 이상을 넣으라고 추천하는 등 폭음을 조장한다는 것이다. 이는 43인분에 해당할 정도로 많은 양이다.
지난 4일 매사추세츠대 일대 파티에서도 과음한 학생 여러 명이 급성 알코올 중독 증세를 보여 구급차 최소 28대가 출동하는 등 소란이 벌어졌다.
당시 음주 관련 신고가 너무 많이 들어와 관할 애머스트 소방서 외에 다른 기관까지 지원에 나서야 했다고 AP는 전했다.
다행히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한 경우는 없었으나 경찰은 미성년자 음주 혐의로 2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매사추세츠대는 대학가 파티에 보그가 대량으로 동원된 건 처음이라며, 이번 사건에 대한 자체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파티는 ‘성 패트릭의 날(St Patrick’s Day, 3월 17일)’에 앞서 매년 벌이는 행사로, 이 대학 학생들 사이에서는 ‘블라니 블로아웃'(Blarney Blowout)으로 불린다고 한다.
매사추세츠대는 학생들을 상대로 음주 관련 교육도 강화할 계획이다.
현예슬(hyeon.yese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