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사상 최악의 조류독감(조류인플루엔자) 사태로 닭 수천만 마리가 폐사하거나 살처분되고 계란 가격이 폭등한 가운데, 연방정부가 닭·칠면조·오리 등 가금류에 조류독감 백신을 접종토록 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6일 전했다.
미국의 H5N1 조류독감 사태는 작년 초에 시작됐다. 지금까지 47개 주에서 5800만 마리의 가금류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으며 야생 조류의 발병 사례도 흔하다. 올해 1월 미국의 계란 가격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70% 올랐다.
NYT에 따르면 농무부는 닭, 칠면조, 오리 등 가금류 종별로 H5N1 조류독감 백신 후보물질을 시험중이며, 미국 역사상 최초로 가금류 대상 조류독감 백신 접종을 대규모로 실시하는 방안을 업계 지도자들과 논의중이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에머리대 애니스 로언 교수는 “바이러스가 덜 퍼지도록 하는 것만으로도 인간이 이에 노출되는 것을 줄일 수 있다”며, 가금류에 대한 조류독감 백신 접종 구상에 찬성하는 의견을 NYT에 밝혔다.
과거 조류독감 사태 때는 당국이 농장 출입 봉쇄와 살처분 등으로 대응했으나, 작년 초부터 진행중인 이번 사태는 막지 못했다고 NYT는 전했다.
이미 밍크, 여우, 너구리, 곰 등 포유류에도 퍼졌으며, 사람에게 잘 전파되는 변종이 앞으로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에서 H5N1 조류독감에 노출돼 감시 대상에 올랐던 사람의 누계는 지난주 기준으로 6315명이었고 이 중 163명이 증상 발현을 보고했으며 이 중 확진된 사람은 1명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