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웹다큐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을 통해 여신도 상습 성폭행 등 실체가 알려져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는 기독교복음선교회(JMS)가 미국에서 한인사회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포교 활동을 하며 교세를 확장 중이란 사실이 확인됐다.
현재 한국 등에서 여신도들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 중인 정명석(78)씨가 교주로 있는 기독교복음선교회(이하 JMS)는 LA를 비롯한 미주 지역에서도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이 단체는 한국의 사이비 종교와 교주의 실체를 담은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을 통해 그 실체가 밝혀지면서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다.
특히 JMS는 UCLA 등 대학 캠퍼스에서 포교 활동을 벌이는가 하면 축구대회, 밸런타인데이 이벤트 등을 진행하고 영문 웹사이트를 통해 젊은층과 주류사회에 적극적으로 교세를 넓히고 있다.
본지는 미주기독교이단대책연구회 도움을 받아 7일 JMS의 홍보 사이트 중 하나인 ‘만남과 대화’를 살펴봤다.
이 사이트에 따르면 ‘Lord’s Light of Life Church(주님의 생명의 빛 교회)’는 지난 2013년 초부터 UCLA에서 포교 활동을 펼쳤다. JMS는 대학생들에게 뇌 건강 등 자기계발을 구실로 접근했다. 교주 정씨는 평소 설교 등을 통해 뇌신경 습관의 훈련을 강조해왔다. JMS는 설립 초기인 1980년대 당시 한국의 유명 대학가를 돌며 포교 활동을 펼친 것과 유사한 전략을 펼친 셈이다.
글을 쓴 앨버트 콰치는 “정명석 목사님께 뇌(brain)에 대해 배운 뒤 우리는 UCLA에서 사역의 방향을 바꾸기로 했다”며 “매해 학기 시작 전에 동아리 박람회가 열리는데 올해가 전도의 해이기 때문에 뇌를 중심으로 주님을 증거했다”고 전했다.
콰치는 “이 행사를 통해 120명의 연락처를 수집했고, 그중 성경에 대해 이미 관심을 갖고 있던 36명을 전도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들의 캠퍼스 포교 활동은 치밀하고 전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JMS 측은 이 글에서 “우리는 많은 연락처를 모았지만, 첫걸음에 불과하다. 누가 참 하나님을 배우기 위해 기꺼이 시간을 투자할지 지켜봐야 한다. 경쟁해야 할 다른 기독교 클럽들도 많지만 많은 학생이 모일 것이라 확신한다”고 전했다.
JMS는 가주에서 교인 축구대회도 진행했다. 참여한 JMS 교회들을 보면 뉴호프(LA), 베델(LA), 더 락 처치(샌프란시스코), 샌디에이고주웰처치(가주), 이글 처치(휴스턴) 등 상당수의 JMS 단체가 미주 지역에 진출해 있음을 알 수 있다.
JMS는 LA 한 가정집에서 교인들로 추정되는 이들이 밸런타인데이 이벤트를 진행한 사진도 게재했다. 한인을 비롯한 타인종도 함께 있는 사진이다.
LA지역 ‘New Hope Ministries(새희망사역회)’라는 곳에서는 지난 2013년에 ‘생명의 날’ 행사도 진행했다. JMS에 따르면 평화의 메시지를 통해 인간의 창조 비밀과 생명의 소중함 등을 깨닫게 하기 위해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지회가 동시에 진행하는 행사가 생명의 날이다.
이밖에도 만남과 대화에는 뉴욕의 ‘One Light Church(하나의빛교회)’ 목회자가 한인 2세 청소년들을 데리고 수련회를 개최했다. 이 글을 작성한 성동민씨는 “뉴욕 조셉 목사의 아이디어로 월명동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가주 지역의 빅베어와 샌디에이고 등에서 진행했다”고 전했다. 여기서 월명동은 한국 충남 금산의 JMS 본부가 있는 곳으로 교주 정씨가 출생한 지역이다.
미주기독교이단대책연구회 한선희 목사는 “한인 교계 목회자들이 이단, 사이비 문제에 매우 둔감한데 미주 지역에는 이미 많은 이단 단체들이 진출해있다”며 “개신교계에서 이단으로 규정한 신천지, 구원파 등의 교회는 이미 미주 지역에서 버젓이 활동하며 수천 명씩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에 나온 JMS 총재 정명석씨 모습. 사진 유튜브 예고편 캡처
JMS 충격파…교계 ‘이단 경계’ 나섰다
한편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개신교계에서는 이단 단체 활동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여신도 성폭행 혐의로 구속 수감 중인 교주 정명석씨의 JMS는 개신교계로부터 일찍이 이단 또는 사이비 단체로 규정됐다.
풀러턴 지역 은혜한인교회 한기홍 목사는 쿠바 선교 도중 본지 보도를 접한 뒤 “이 소식을 각 한인 교회, 청년 대학부 등에 알려서 경계하고 분별해서 (이단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목사는 “학교나 주변에서 갖게 되는 사적 종교 모임, 성경 공부 형태의 만남이 있다면 일단 교회에 신뢰할만한 목회자에게 알리고 조금이라도 의심될 경우 절대 참여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본지 취재 결과 실제 JMS 교인들은 한인 개신 교회에 출석하며 포교 활동까지 벌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가디나 지역 나성남포교회에서는 한동안 JMS 소속의 한 여신도가 입교 절차를 통해 정식 교인으로 등록한 뒤 활동하다가 뒤늦게 정체가 드러나 제명된 사례도 있었다.
이 교회 김 사무엘 집사는 “교회에서 정식 교인으로 지내면서 타 지역으로 이사하거나 교회를 옮긴 사람들에게 따로 설교집과 선물 같은 걸 보내며 포교 활동을 벌이고 있었다”며 “알고 보니 교주 정명석씨의 설교였다. 교회에서 성경 공부, 구역 모임 등 4년 정도 함께 신앙생활을 했던 인물”이라고 말했다.
미주성시화운동본부 송정명 목사는 “JMS가 이곳에서 그렇게 다양한 활동을 했는지는 기사를 보고 알았다”며 “예전부터 JMS 신도들의 활동 소식을 간간이 듣기는 했는데 한인 교계도 더욱 정신을 바짝 차리고 젊은이들이 이단에 빠지지 않도록 성경을 잘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LA지사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