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열대로 겨울 짧고 온화한 기후
현대 전기차 유치하며 도약 기대
조지아 남동부 사바나 메트로폴리탄 지역에 현대 전기차 공장이 2025년에 완공돼 가동된다는 뉴스가 한인들은 물론 주류사회에도 큰 관심을 일으키고 있다. 이미 정상 가동 중인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차 조지아 공장에 이어 3번째로 진행되는 한국대표 자동차산업의 미국 진출이다.
사바나 메트로 지역은 중심 도시인 사바나시를 포함한 채텀(Chatham))카운티를 비롯해, 공장이 세워지는 브라이언((Bryan) ) 카운티, 인근 리버티((Liberty) 카운티 등으로 이뤄져 있다. 애틀랜타 중앙일보는 사바나 지역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진 것에 부응해 사바나에 관한 모든 정보를 종합 취재한 ‘사바나를 가다’ 시리즈를 연재한다.
사바나 전경. shutterstock
사바나 메트로 지역의 중심도시인 사바나(Savannah 혹은 서배너)는 인구가 15만 명에 이른다. 조지아주 동부지역을 가로지르는 사바나강의 하류에 있으며 강 건너편은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와 인접해 있다.
사바나 주변은 강 하류라서 습지지만 수상 교통이 편리해 사통팔달의 교통 중심지가 되었다. 조지아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적인 도시로 영국 식민지 시절부터 개발된 도시였고 조지아주의 첫 수도였다.
사바나의 인구는 14만7780명(2020년 센서스)으로 조지아의 가장 오래된 도시다. 영국 식민지 시절인 1733년에 세워져 자연스럽게 조지아의 주도가 됐고 독립 전쟁과 남북전쟁 당시에도 전략적 요충지 역할을 했다. 지리적으로 대서양에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관문이기도 하다.
또한 18세기 존 웨슬리가 선교 활동을 했던 도시로 남북전쟁 이후 다소 쇠퇴하였으나 20세기 이후 목화의 수출항으로 다시 번창했다. 최근 들어 조지아 등 미국 남동부 일대 경제가 크게 발전하면서 사바나 항구를 드나드는 수출입 물동량은 전국 수위를 다투기까지 한다. 거기다 현대 전기차 공장의 진출은 지역민들이 또 다른 도약을 기대할 수 있어 크게 반기고 있다.
사바나 메트로폴리탄 지역은 사바나시를 중심으로 채텀 카운티를 비롯해 현대 전기차 공장이 들어서는 남서부 브라이언 카운티, 서북부 인근 에핑햄(Effingham)카운티로 구성된다. 이외 남동쪽에는 리버티 카운티가, 북동부 주경계를 넘어서는 사우스 캐롤라이나의 재스퍼 카운티가 있다.
참고로 조지아주엔 모두 159개의 카운티가 있다. 이는 254개의 카운티를 가진 텍사스 다음으로 많은 숫자다. 한때는 161개의 카운티까지 늘었지만 대공황 때 합쳐져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렇게 카운티가 많아서 생기는 문제가 늘어나면서 조지아주는 최근 들어 카운티 숫자를 줄이는 방안을 고민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아 사바나 항에서 컨테이어 하역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조지아 항만청
전통 역사도시서 남동부 ‘경제 중심’으로 거듭난다
사바나항 수출입 늘어 물동량 급증
사적지·해안가 등 관광자원도 풍부
◇인구 구성
사바나시 인구만 보면 조지아의 5번째 도시지만 메트로폴리탄 지역까지 포함하면 애틀랜타 지역과 어거스타 지역에 이어 조지아에서 3번째로 큰 메트로 지역을 형성한다. 사바나 메트로 인구는 총 40만4798명(2020년)에 달한다. 이는 2010년 인구인 34만7611명보다 16.5% 증가한 것으로 조지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대도시 지역에 속한다.
2021년 추정 인구는 채텀은 29만6000명, 에핑햄은 6만6700명, 브라이언은 4만6900명, 리버티는 6만5711명으로 이 지역 잠재적인 성장 동력으로 인식되고 있다.
인구 구성을 살펴보면, 사바나시는 흑인의 비율이 48%, 백인 36%, 히스패닉계 7%이고 아시안은 4%로 조사됐다. 채텀 카운티의 전체 인구 구성은 흑인과 백인의 비율이 정반대이고 나머지 인종 인구는 비슷하다. 반면 대도시가 아닌 브라이언 카운티는 백인 70%, 흑인 14%, 히스패닉 7%, 아시안 2.3%로 구성돼 있다.
사바나 시 정부 구조는 의회-매니저 형태로 시의회는 시장 1명과 8명의 시의원으로 구성된다. 시의회 지역구는 6개로 시의원을 1명씩 선출하며 나머지 2명의 시의원과 시장은 선거를 통해서 선출된다. 사바나시의 1지구, 5지구, 6지구의 경우 둘로 쪼개져 있고 그 사이는 채텀 카운티 영역이다. 경찰은 2005년 카운티 경찰국과 사바나시 경찰이 통합됐다가 2018년2월부터 다시 분리돼 별도 기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타이비섬 해변. 사바나 관광청.
◇역사와 자연
사바나 지역엔 1733년 영국군이 처음 상륙했다. 이어 1751년에 영국 왕실의 식민 수도가 됐는데 대서양에 접해 있어 런던과 가깝게 왕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독립전쟁이 발발하면서 13개 식민지 중 최남단 항구로 1782년 7월까지 영국군이 주둔했다. 1804년 12월 조지아 주의회가 밀리지빌을 조지아의 새 수도로 선언할 때까지 주도로 활약했다.
사바나항은 사바나 강 하류의 항구로 조지아주에서 가장 큰 항구다. 사바나라는 명칭은 사바나강에서 따왔는데 1680년 강으로 이주한 아메리카 원주민인 샤니(Shawnee)족의 이름에서 변형된 것으로 보고 있다. 혹은 대서양 습지부터 내륙 수 마일까지 걸쳐 있는 광대한 습지를 지칭하는 영어 단어 사바나(savanna)에서 유래했다는 설 등 여러가지가 있다.
연방 센서스국 자료에 의하면 사바나 시의 총면적은 108.7스퀘어마일(267평방km)이며그 중 103.1스퀘어마일은 육지이고 5.6스퀘어마일은 물(5.15%)로 구성돼 있다. 또한 교통의 요지인 것이 연방 연안 수로(US Intracoastal Waterway)가 근처에 있어서다.
사바나 관광객들을 위해 도심 주요 지역을 운행중인 트롤리 버스. 중앙포토
반면 사바나 지역은 풍부한 강수량, 해수면과 큰 차이가 없는 낮은 지면고도 때문에, 허리케인이 올 때 해일 위험이 커서 홍수에 취약하다. 하지만 1979년 허리케인 데이비드를 제외하고는 허리케인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다. 가장 최근인 2016년 허리케인 매튜, 2017년에는 허리케인 어마가 스쳐 지나갔다.
기후는 습한 아열대 기후로 분류돼 길고 거의 열대에 가까운 여름과 짧고 온화한 겨울이 특징이다. 대서양 해안과 인접해 있기 때문에 사바나는 조지아 내륙만큼 극단적인 더위는 없지만 1986년 7월 20일과 1879년 7월 12일의 105°F(41°C)를 기록하기도 했다.
연간 평균 기온은 1~2월 화씨 50도대, 3~4월 60도대이며, 5월 70도, 6~8월은 80도, 9월70도, 10월 60도, 11~12월은 50도대로 나타난다. 계절적으로 사바나는 덥고 습한 여름이고 전반적으로 화창한 편이나 연간 강수량의 절반은 6월에서 9월 사이에 내린다. 겨울은 온화하고 맑으며 1월 평균 일일 고온은 61.4 °F(16 °C)이고 11월과 12월은 건조하다.
◇정치 성향
사바나시를 포함하고 있는 채텀 카운티는 조지아에서 초기에 공화당의 아성 역할을 해왔다. 1952년부터 2000년까지 카운티는 4번을 제외하고 모두 공화당의 표밭이었다. 하지만 지미 카터는 2번의 대통령 선거에서 과반수를 얻었고 1996년 빌 클린턴은 프랭클린 루스벨트 이후 과반수를 얻은 첫 조지아 출신이 아니면서 이긴 민주당 후보였다. 하지만 2004년 존 케리가 150표 미만의 표차로 승리한 이후 모든 대선에서 민주당이 다수를 득표했다.
2008년에 버락 오바마를 지지하면서 민주당의 아성이 됐다. 그 이후로 채텀 카운티는 민주당에 훨씬 더 많이 투표하는 경향이 있다. 지난 4번의 대선에서 민주당은 루스벨트 이후 민주당을 지지했고 2020년에 조 바이든을 지지하며 최고조에 달했다.
사바나 주민들이 즐겨찾는 대서양 바닷가 타이비 아일랜드 입구. 중앙포토
◇관광 자원
사바나의 닉네임은 ‘남부의 주인장(Hostess City of the South)’이다. 이전에는 번성하는 참나무를 가리키는 ‘숲의 도시’로 이곳 목재들은 19세기에 조선업에서 특히 중요하게 사용됐다.
남북전쟁 때 파괴되지 않고 살아남은 오래된 건축물과 매력 넘치는 도심 풍물은 국제적 명성을 갖고 있으며 해마다 세계 각국의 관광객들이 방문한다. 2019년에만 미 전역과 전세계로부터 1480만 명이 방문했다.
사바나의 다운타운은 미국에서 역사적인 랜드마크 중 하나다. 주변 해안 섬과 사바나 비치 등도 인기가 높은 관광지로 꼽힌다. 사바나 비치로 불리는 타이비 섬(Tybee Island)은 대서양 연안의 첫 번째 등대인 타이비 등대가 있는 곳이다.
사바나는 여행 전문지들에 의해서 ‘미국에서 가장 좋아하는 도시’ 중 하나로 선정되곤 한다. 2012년 ‘삶의 질과 방문객 경험’부문에서 최고로 평가받기도 했다. 또한 ‘멋진 건물과 건축물’로 시카고에 이어 2번째로 좋은 도시로 선정됐다.
사바나 야경. shutterstock
장병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