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가 국제 은행 시스템에 대한 불안 심리를 다시 자극하면서 그 여파로 15일 글로벌 금융시장이 다시 요동쳤다.
주요국 주식시장이 일제히 후퇴한 것은 물론 은행권 위기가 몰고 올 수요 침체 가능성에 국제 유가도 급락했다. 반면 안전자산인 국채와 금 가격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80.63포인트(0.87%) 떨어진 31,874.77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5거래일 연속 하락을 끊어낸 지 하루 만에 다시 하락 전환한 것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7.36포인트(0.70%) 내린 3,891.9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90포인트(0.05%) 오른 11,434.05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크레디트스위스 문제가 부각된 오전까지만 해도 다우 지수가 장중 한때 725포인트 떨어지는 등 동반 급락세를 타다 스위스 당국의 유동성 지원 발표에 힘입어 하락분을 상당히 회복할 수 있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등 지역 중소 은행들의 연쇄 도산에 신음하던 뉴욕증시는 연방 당국의 안전망 강화 대책에 빠르게 불안 심리가 잦아든 데 힘입어 전날 ‘안도 랠리’를 펼쳤으나, 밤사이 전해진 유럽 대형 은행의 위기설에 다시 주저앉았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전날 연례 보고서를 통해 작년 회계 내부통제에서 ‘중대한 약점’을 발견해 고객 자금 유출을 아직 막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대 주주인 사우디 국립은행이 추가 재정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불안감이 확산됐다.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각국 증시도 일제히 급락세를 연출했다.
안전자산인 금 선물 가격은 4월 인도분 기준으로 온스당 1.1%(20.40달러) 오른 1931.30달러에 마감해 6주 만에 최고가를 찍었다.
반면 경기침체 우려가 제기된 국제 유가는 급락했다.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5.2%(3.72달러) 떨어진 67.61달러에 거래를 마쳐 2021년 12월3일 이후 최저가를 찍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