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40대 한인 남성이 현지 수사당국의 가짜 살인 청부 의뢰를 받고 행동에 나섰다가 체포됐다.
법무부는 지난 9일 보도자료를 내고 뉴욕주 태리타운에서 현국 코르시악(Hyunkook Korsiak·41)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미국 CBS뉴스 등 현지 매체들은 그가 한국계 남성이라고 보도했다.
마이클 J. 드리스콜 미국 연방수사국(FBI) 부국장은 코르시악이 ‘돈을 받는 대가로 살인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한 교신 내용을 연방 교정국(BOP)으로부터 입수, 지난 1월부터 함정수사를 벌였다고 설명했다.
다국적 범죄 조직의 조직원으로 위장한 FBI 요원들은 지난 두 달 동안 뉴욕과 보스턴에서 코르시악을 여러 차례 만났다.
요원들은 뉴욕 맨해튼에서 머무는 것으로 설정한 ‘가상의 사업가’를 살해해달라고 그에게 의뢰했고, 코르시악은 이를 받아들였다. 요원들이 제시한 금액은 5만 달러(약 6560만원)였다.
코르시악은 위장한 요원들에게 ‘차량을 이용해 살해 대상에게 접근해 차 안에서 총을 쏠 계획’, ‘살해 후에는 체포를 피하기 위해 경찰 제복을 입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안면 인식 기술을 피하기 위한 분장용 라텍스 가면과 무기 소음기 등을 요청했다고 미 법무부는 주장했다.
코르시악은 지난 8일 뉴욕 테리 타운으로 이동해 살인에 대한 마지막 준비를 하려던 찰나 잠복 중이던 FBI 요원에게 체포됐다.
그는 당시 회색 쉐보레 말리부 차량에 AR-15 소총과 9㎜ 반자동 권총 등 총기 4정을 소유하고 있었다. 또 이 차량에서는 방탄조끼, 탄약 수백 발, 탄창 등과 함께 위장용 라텍스 가면이 나왔다. 노인 얼굴을 본 떠 주름살 등이 자세하게 표현된 가면이었다. 이 소지품은 대부분 그가 요원들에게 청부 살인을 위해 요청했던 것들이다.
코르시악은 이후 청부살인과 중범죄 판결 후 총기 소지 등 혐의로 미국 연방경찰청 산하 뉴욕남부지검을 통해 기소됐다. 유죄로 인정될 경우 최대 25년형에 처할 수 있다.
그는 지난 2018년 총기를 훔친 혐의로 52개월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서 복역하던 중 2021년 11월에 석방됐다. 2011년부터 2013년에도 복역한 기록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