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vs 민주당’ 찬반 대립 극명
조지아주 하원에서 트랜스젠더 어린이에게 호르몬 처방이나 외과적 수술을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주 하원은 16일 96-75의 표차로 어린이의 성전환 의료 시술 행위를 금지하는 상원 법안(SB 140)을 수정 통과시킨 뒤 상원으로 다시 넘겼다. 이날 법안 표결은 공화당 의원들은 당론에 따라 찬성, 민주당 의원들은 반대로 갈라졌다.
법안을 지지하는 의원들은 미성년자의 성 정체성을 영구적으로 바꾸는 의료 행위를 금지함으로써 어린이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반대론자들은 법안이 시행될 경우 트랜스젠더 어린이들에게 의학협회 등이 권고하는 표준적인 의료 시술마저 금지함으로써 자살률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반박한다.
법안은 트랜스젠더 미성년에게 에스트로겐 또는 테스토스테론 같은 호르몬제를 투여하거나 의사들이 어린이의 성 정체성에 맞춰 외과적 성전환 수술을 시술하는 것을 금지한다. 그러나 선천적으로 성 정체성 혼란을 겪는 미성년자의 사춘기를 늦추거나 정지시키는 목적의 호르몬 치료는 계속 허용된다.
또 남성이나 여성의 성 분류에 맞지 않는 인터섹스(intersex) 어린이에 대한 치료도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이밖에 성 발달 장애나 부상, 감염 등 성 정체성과 관련이 없는 치료도 허용된다. 아울러 법안 시행 전 이미 호르몬 치료를 시작한 미성년자도 예외가 인정된다.
현재 미국에서는 성소수자(LGBTQ) 정책을 둘러싸고 공화당과 민주당의 힘겨루기가 진행되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민주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의 성소수자 차별 정책을 하나씩 뒤집으려고 애쓰고 있지만 공화당과 기독교계 중심의 거센 반대에 직면하고 있다.
오히려 트랜스젠더 입법 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양상이다. 조지아와 같이 공화당이 장악한 주에서는 성전환 금지 입법이 잇달아 진행되고 있다.
김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