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체포 가능성을 거론하며 지지자들에게 시위를 촉구한 데 대해 검찰의 정치성을 주장하면서도 폭력시위를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펜스 전 부통령은 19일 ABC 방송에 출연해 “뉴욕에서 범죄가 넘쳐나는 이 시기에 검찰이 전직 대통령을 기소한다는 생각에 당혹스럽다”며 “이는 이 나라의 급진좌파에 대해 사람들이 알 필요가 있는 모든 것을 말해준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정치적 기소처럼 보인다. 미국인들이 원하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서 “가장 선두를 달리는 공화당 대선 후보이자 전 미국 대통령이 내주 화요일(21일)에 체포될 것”이라고 주장하며 지지자들을 향해 “항의하고 우리나라를 되찾자”고 촉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직전 포르노 배우와 과거 성관계 사실을 숨기기 위해 회삿돈으로 합의금을 지급한 뒤 장부를 조작했다는 의혹으로 뉴욕 맨해튼지검의 수사를 받고 있고, 조만간 기소될 것으로 미 언론은 관측하고 있다.
펜스 전 부통령은 지난 대선 직후 1·6 의사당 폭동 사태를 계기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결별했지만, 검찰의 트럼프 기소 가능성을 놓고는 정치적 행위라는 트럼프의 주장과 궤를 같이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펜스 전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자들에게 또다시 행동을 촉구한 것을 두고는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사람들이 이에 목소리를 내고 시위가 화요일에 일어난다면 그들은 매우 평화롭고 합법적인 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1·6 의사당 폭동 사태 당시의 폭력은 수치스러운 것이었다면서 “미국인들은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그런 종류의 폭력에 가담하는 것은 법이 허용하는 최대한도까지 기소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펜스 전 부통령은 전날에도 아이오와주(州) 디모인에서 기자들에게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 가능성에 “매우 우려스럽다”면서도 트럼프의 지지자들에 대한 시위 촉구에 대해선 “폭력은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펜스 전 부통령은 지난 대선 직후 조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를 인증하지 말라고 요구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명령을 거부하고 상·하원 합동의회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를 공식 인증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에게 의회로 달려가 항의할 것을 촉구하면서 의회 폭동 사태를 사실상 조장했다.
미 언론은 전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체포 가능성을 이유로 또다시 지지자들에게 행동을 촉구한 것은 당시 의회 난입 사태를 연상시킨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작년 11월 2024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공화당 내 경선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고, 펜스 전 부통령도 대선 출마를 신중하게 저울질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