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사법당국의 기소 여부 결정이 다음 주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 소식통을 인용해 뉴욕시 맨해튼 대배심이 이날 소집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돈 관련 의혹에 대한 기소 여부는 결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대배심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관련 없는 다른 사건의 기소 문제를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통상적으로 대배심은 금요일에 소집되지 않기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 여부는 빨라도 다음 주 초로 미뤄지게 됐다.
맨해튼 대배심은 주로 월요일, 수요일, 목요일에 소집된다.
미국 형사법의 특징 중 하나인 대배심은 검찰이 중대한 범죄에 대해 공소를 제기할 경우 거쳐야 하는 단계다.
대배심이 소집되면 하나의 사건이 아닌 여러 사건을 심사해야 하기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에 대한 결정이 미뤄지는 것은 특수한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앞서 대배심은 당초 전날에도 소집될 예정이었으나 연기됐다.
맨해튼지검이 지난 1월 말 구성한 대배심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2016년 대선 직전 자신과의 과거 성관계 주장을 폭로하려던 전직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의 입을 막으려고 13만달러를 제공한 사건과 관련해 증인들의 증언을 청취하고 증거 자료들을 검토해왔다.
대배심은 검사의 기소가 정당한지, 충분한 증거가 제출됐는지에 대해서만 비공개로 심사한다.
검사와 증인의 증언을 청취하기는 하지만, 피의자가 직접 심사 과정에 참여하는 경우는 드물다. 대배심은 유무죄를 결정하는 소배심과는 달리 만장일치가 아닌 다수결로 기소 여부를 결정한다.
한편, 이날 검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 수사에 관한 자료를 제출하고 의회에서 증언하라는 공화당 의원들의 요구를 반박하며 ‘체포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어낸 허위 주장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맨해튼지검은 최근 의회 출석과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서한을 발송한 공화당 소속 하원 상임위원장 3명에게 보낸 답장에서 “여러분의 서한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지방검찰의 기소에 대한 전례없는 조사”라고 맞섰다.
그러면서 “여러분의 서한은 트럼프가 자신이 체포될 것이라는 거짓 예상을 지어내고 그의 변호사들이 여러분의 개입을 촉구한 직후에 왔다”면서 “그 어느 것도 의회 조사에 대한 적법한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주말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이 ’21일 체포될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사법당국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그를 강제 구인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