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뉴욕주의 신축건물에서는 가스레인지(가스스토브)로 요리를 할 수 없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23일 뉴욕주 의원들이 대부분의 신축건물에서 가스 등 화석연료 조리기구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미국에서 처음으로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는 기후변화 대응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전국적으로 공화당에선 반발이 크다.
그러나 뉴욕주는 오는 31일로 예정된 주예산안에서 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관련 법안 타결도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와 뉴욕주 상·하원 민주당 의원들은 대부분의 신축 공사에서 화석연료 벽난로, 온수기, 빨래 건조기, 가스스토브(가스레인지) 등을 금지하는 의안에 찬성했다.
만약 법안이 통과하면 뉴욕은 입법을 통해 이런 조치를 취하는 첫 번째 주가 된다. 캘리포니아와 워싱턴은 건축 조례를 통해 비슷한 조치를 하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설명했다.
법안 통과를 보장하는 최종안이 마련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새로운 가스레인지 규제는 뉴욕주에서 논의 중인 모든 3개 계획안에 포함돼 있다.
기후변화 대응 비영리단체인 뉴욕보존유권자연맹의 팻 매클렐런 정책국장은 “모든 눈이 우리에게 쏠리고 다른 많은 주도 뉴욕이 어떻게 할지 지켜보고 있다”면서 “우리가 정치적 의지와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 다른 주들도 봇물 터지듯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올해 초 연방 소비자상품안전위원회 위원이 가스레인지 금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발언한 이후 전국적으로 이와 관련한 논의가 거세졌다.
공화당에서는 반대 입장이 많다. 공화당 대선 잠룡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가스레인지에 면세 혜택을 줘야 한다면서 연방 관리들이 “우리의 가스레인지를 빼앗아 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에서는 호컬 주지사가 기존 건물에 대해서까지 가스레인지 설치를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하지는 않고 있지만, 뉴욕주의 기후변화 대응 계획은 장래에 이런 조치를 하는 것을 지지한다.
뉴욕에서 논의되는 3개 제안은 비상용 발전기, 병원, 빨래방, 상업용 주방 등 일부 예외 조항을 담고 있다. 새로운 식당에서 가스레인지는 계속 허용되지만, 주거용을 비롯한 대부분 새 건물에서는 금지된다.
에너지 회사나 재계 단체, 주택건설업체 등은 이런 조치를 반대하고 있다. 지역구가 북부 외곽인 일부 민주당 의원들도 비용과 인덕션의 신뢰성 등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뉴욕주의 기후법은 2050년까지 넷제로(온실가스 순배출량 ‘0’)를 목표로 급격한 탄소배출 감축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승인된 뉴욕주 기후변화대응 계획은 신축 건물의 화석연료 연소를 금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