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 영향 겨울 ‘칠 아워’ 절대 부족 탓
가격 오르고 캘리포니아산 많아질 듯
유난히 따뜻했던 겨울을 지나 3월 중순 갑작스런 꽃샘추위를 겪으며 조지아의 대표 과일인 복숭아 농사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애틀랜타 저널(AJC)은 메이컨 남서쪽으로 30마일 떨어진 ‘피어슨 농장’에 불과 몇 주 전까지만 해도 복숭아나무에 열매와 꽃이 가득 피었지만, 지금은 대부분이 가지에서 썩어 땅에 떨어졌다고 30일 보도했다.
조지아대학(UGA)에서 복숭아 재배를 연구하는 다리오 차베즈 교수는 “조지아 복숭아 작물의 60% 이상이 최근 기상 이상으로 인해 피해를 입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같은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은 꽃샘추위도 있지만, 그 전에 겨울 추위가 ‘부족’했던 점도 꼽을 수 있다. 식물은 추운 겨울(화씨 32~45도)을 보내고 날씨가 따뜻해졌을 때 비로소 건강한 새싹을 틔울 수 있는데,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가 1896년 이후 조지아에서 여섯 번째로 따뜻한 겨울이었기 때문이다.
화씨 32~45도에 해당하는 시간을 ‘칠 아워(chill hour)’라고 부르는데, 지난겨울 피어슨 농장의 복숭아나무는 총 730시간의 칠 아워를 보냈다. 이는 지난 50년 동안 칠 아워가 평균 1100~1200시간이었던 것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따뜻한 겨울탓에 복숭아는 더 빠르게 자랐으나, 3월 중순 기온이 갑자기 영하로 떨어지면서 냉해 피해를 입었다.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복숭아 생산지인 사우스캐롤라이나도 큰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지만, 손실 규모가 가시화되기까지 몇 주가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조지아는 지난 2017년에도 비슷한 피해를 입었으며, 지난해 3월에는 초봄 한파로 블루베리 농장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올해 복숭아와 더불어 블루베리 농장에도 우려되고 있다.
국립해양대기국(NOAA)에 따르면 조지아의 평균 온도는 20세기 초부터 약 1.44도 상승했다. 팜 녹스 UGA 농업기후학자는 AJC와의 인터뷰에서 “온난화의 영향은 겨울철에 더욱 두드러진다”며 “식물 재배를 더 빨리 시작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늦은 서리에 더 취약해진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대규모 냉해 피해가 발생하면서 올여름 조지아 복숭아 대신 캘리포니아산이 더 흔해지며 복숭아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농장주들 “올해 복숭아가 아예 없다는 말은 아니다. 평소보다 늦을 뿐”이라며 “인내심을 갖고 조지아 농산물을 소비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