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오래 사시는 이웃분들” 이라는 2023 년 2월 17일 중앙일보 오피니온 란의 저의 글에서 소개한 92세에도 아직도 건강하신 태권도 회장님을 그 후에도 몇 번 만났다. 100세까지 사신다면 세계 태권도 연맹 총회에 나가서 품새와 격파기술 시범을 보이고 싶다고 말씀하신 바로 그분이다.
“텍사스 댈러스에서 있었던 금년 태권도 명예의 전당 모임에 참석하고 왔어요.” 음식점에서 그를 만났을 때 그가 말 했다. 태권도 8단과 9단들이 모이는 고 단자 회의에 그는 수석 고문이고, 2018년 그가 태권도 명인 1호, 최초의 태권도 명인이 되었다.
2019년 고 단자 회의에서 명인 2호가 탄생하고, 코로나 팬데믹 동안 명예의 전당 모임이 없다가 금년에 다시 모여 명인 3호를 탄생시켰다고 한다. 2024년 내년에는 고 단자 모임이 애틀랜타 조지아에서 모인다고 한다.
우연히 만난 김명인은 고령화 사회에서 모범생으로 보인다. 곧은 몸가짐, 단정한 걸음 걸이, 뚜렷하고 분명한 말씨, 주름 없는 얼굴, 일주에 3일씩 도장에 나가 제자들을 가르치는 능력, 사고 없이 자동차를 운전하는 모습, 한꺼번에 팔 굽혔다 펴기를 100번씩 하는 건강, 나도 90세가 넘어서 저분 같이 건강 할 수 있을까? 도대체 이분의 건강비결은 뭐일까?
전에 김 명인을 만났을 때 그분은 자신의 기사가 실린 잡지라며 영어로 쓰인 잡지 세권을 보여 주셨다. 그 잡지를 읽어 보니 김명인이 살아온 윤곽이 보였다.
1972년 5월호 가라데 잡지에 김 회장에 관한 기사가 4쪽인데, 거기에 나오는 사진들이 그를 잘 표현한다. 당시 41세인 김회장의 사진은 이목 구비가 반짝이는 옥골선풍에 후광이라고 할까 기라고 할까 뭔가 당당하게 보인다. 많은 제자들과 태권도 품세를 보이는 사진들이 당시 미국에서 태권도를 환영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김회장이 13살 때 챔피언 트로피를 받던 사진도 보인다. 가족사진엔 그와 그의 아내, 세 아들이 보이고 방의 앞 벽은 그가 받은 트로피들로 꽉 찼다. 그가 격파 시범을 보이는 사진도 있다. 보행기를 잡고 선 미국 불구 아동 앞에 앉아 아동의 손을 잡고 있는 그의 사진은 그가 이웃돕기 자선 활동도 1970년대부터 시작했고, 실제로 그는 미국의 청소년들과 노숙자들, 불우한 이웃을 돕기 위해, 크리스마스, 부활절, 추수감사절 행사로 태권도 시합도 여러 번 했다는 기사도 있다.
한국 전쟁 동안 그도 참전용사로 활동했고, 전쟁 후에도 헌병 장교로 제대하기까지 군대에서도 태권도를 가르쳤다. 1965년 육군본부에서 그를 8개월 동안 미국으로 헌병 장교 훈련을 보냈다. 조지아에 있는 미 육군 헌병 훈련소에 훈련을 받으러 와서 미국, 그것도 조지아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훈련 중에 맨하튼에서 태권도 시합이 있다는 것을 신문에서 읽고 그도 참가하고 싶어 10일 간의 허가를 받았다. 그가 시합에 참가하려 신청하니, 시합을 주관하던 사범이 김회장의 찬란한 경력을 확인하고, 시합에 한 경쟁자가 아니라 참관인으로 초대했다. 미국에서 태권도 인기가 상승하고 있고, 자격을 갖춘 사범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그는 경험했다.
1966년, 그는 조지아에 와서 도장을 열고 2년 후에 그의 가족들을 초청했다. 한국에서는 미국에서 배우려 오는 유학 바람이 불 때, 그는 대한 민국이 가진 태권도 기술을 미국에 전한다는 자부심과, 자신의 세 아들들도 미국에서 공부할 기회를 만들어 주려고 미국에 왔다.
김명인의 도장 앞 벽에 걸린 관훈을 잡지가 소개한다. 관훈은 5가지다. 예절을 지키고 상대를 존경하자, 내가 바라는 것은 내 노력으로 얻고 즉시 행동하자, 인격향상을 위해 노력하자, 언제나 진실하자, 정의를 위해 헌신하자.
김 명인의 제자들은 도장에서 훈련을 마칠 때 모두 자리에 앉아 5분간의 명상을 하고 관훈을 외운다고 한다. 관훈은 인간 성숙을 위한 최선의 목표 같다. 태권도는 세계가 인정하는 한국의 전통 무예이다. 태권도를 배움으로 신체단련을 통하여 자기 방어기술과 건강을 찾고, 정신적으로 이웃을 돕고 인격을 향상하는 수련을 통해 더 좋은 이웃과 나라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국전쟁에 참전하고 23년간 군생활을 한 국가 유공자이며, 한국과 미국의 대통령들 상장들과 수많은 트로피를 차지한 태권도인, 좋은 이웃이 되는 본보기로 불우한 이웃 돕기에 앞장섰던 그의 기록들이 화려하다. 92세가 되었어도 아직도 제자들을 가르치며 건강한 이웃으로 살아 가시는 당당한 모습이 더 존경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