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의 초등학교에서 수업 중이던 교사에게 총을 쏴 중상을 입힌 초등학생 대신 그의 어머니가 기소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0일 보도했다.
버지니아주 뉴포트뉴스시 대배심은 지난 1월 6일 리치넥 초등학교에서 교사에게 총을 쏜 6살 남학생의 어머니 데자 테일러(26)를 아동 방치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고 버지니아주 연방 검찰이 이날 밝혔다.
사건 당시 이 초등생은 수업 중 총을 꺼내 교사 애비게일 주어너(25)를 겨냥해 총을 발사했다.
교사는 손과 가슴에 총상을 입었지만 교실에 있던 다른 학생들을 대피시킨 뒤에 가장 늦게 교실을 빠져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아동은 평소에도 폭력적인 행동으로 주어너 등 교사들과 갈등을 겪었고, 주어너의 휴대전화를 망가뜨려 하루 동안 정학 처분을 받고 학교로 돌아온 당일에 범행을 저질렀다.
리치넥 초등학교 사건 현장을 수사 중인 경찰. abc13news보도 영상 캡처
이번 사건을 담당해온 하워드 그윈 뉴포트뉴스시 검사장은 판사에게 학교의 보안 문제 조사하기 위해 특별 대배심을 꾸릴 것 요청하고 있다면서, 이와 관련해 더 많은 혐의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월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6살짜리 소년을 법정에 세우는 것은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밝히면서 학생에 대한 형사처벌 가능성은 차단한 바 있다.
버지니아주에서 이 학생을 법정에 세우는 것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다만 그윈 검사장은 이 학생이 너무 어려 재판을 받는 상황조차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해 불기소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초등생 측 변호인 제임스 앨런슨은 학생의 어머니가 이번주에 당국에 자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어머니의 혐의와 관련해 부연 설명을 하지는 않았다.
사건이 발생한 리치넥 초등학교에 사인 보드가 걸려있다. abc13newsnow보도 영상 캡처
이 사건은 6살이라는 가해자의 어린 나이와 이 학생이 어떻게 무기를 손에 넣어 학교로 가지고 올 수 있었는지 등을 두고 미국 사회에 논란을 일으켰다.
이 초등생은 어머니가 합법적으로 구매해 집 안에 보관하고 있던 권총을 가방에 넣어 학교에 가지고 온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 앨런슨은 학생의 어머니가 권총을 자신의 침실 옷장 선반 맨 위칸에 보관했으며, 권총 방아쇠가 잠금장치로 잠겨 있었다고 말했다.
버지니아주는 14세 미만의 어린이가 접근할 수 있는 공간에 장전된 총을 두는 것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다만 모든 총기를 집안에 안전히 보관해야 한다는 오리건주나 매사추세츠주 등 일부 다른 주들에 비해 총기 보관에 대한 법적 규제가 엄격하지는 않은 편이다.
이 아동의 가족은 지난 1월 성명에서 아이가 매일 보호자가 학교에 동행해야 할 정도로 극심한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호소한 바 있다.
이번 사건은 아이의 부모가 아이와 함께 학교에 가지 않은 첫주에 발생했다. 학생의 가족은 “우리는 이날 아이와 함께 학교에 가지 않은 것을 평생 후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