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색인종 의원들, 귀넷 출신 가장 많아
라틴계 마린 의원 “처음엔 악수도 않고
등돌려…이젠 인종적 다양성 익숙해져”
올해 처음으로 조지아 주의회에 입성한 베트남계 미국인 롱 트란. 그는 최근 수염을 기르기 시작했다. 동료 의원들이 한국계이자 민주당 원내총무인 샘 박 의원이나 필리핀에서 태어난 마빈 림 하원의원과 자주 혼동하기 때문이다.
아시안 의원들의 얼굴을 잘 구분하지 못하는 것은 민주당, 공화당 할 것 없이 마찬가지다. 트란 의원은 다른 아시아계 의원들과 차별화 하기 위해 수염을 기르기 시작한 것이다.
이처럼 현재 조지아주 의원들은 역사상 가장 다양한 인종적 분포도를 나타내고 있다.
11일 애틀랜타 저널(AJC) 보도에 따르면 현재 상원과 하원을 합쳐 236명 의원 가운데 비백인 의원은 83여명으로 35%가 넘는다. 흑인은 68명(29%), 나머지가 아시안과 히스패닉계다. 여성은 81명.
아시아·태평양(AAPI)계가 8명(3.3%), 히스패닉계는 5명, 라틴계가 2명, 아랍계가 1명이다. 이들은 주 의회 역사상 처음으로 AAPI라는 초당적 모임과 히스패닉 코커스를 결성했다.
루와 롬만 하원의원은 무슬림으로 의회내에서 히잡을 쓴 최초의 의원이 됐다.
이처럼 의원들의 인종적 분포도가 넓어진 것은 주민들의 인종 다양성에 따른 것인데, 2010~2020년 사이 흑인 인구는 13% 늘어난 반면 백인 숫자는 1% 감소했다. 아시아계 인구는 53%, 히스패닉계는 32%가 각각 늘었다.
특히 유색인종 의원들 상당수가 귀넷 카운티 출신이다. 귀넷의 경우 같은 기간 아시아계 인구가 4만1000여명이 늘었고, 히스패닉계 인구도 5만8000명이나 증가하는 등 유권자들의 인종 분포가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2002년 최초의 히스패닉계 의원으로 선출된 페드로 마린(민주·둘루스) 하원의원은 의원들과 주민들이 서로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하는 걸 보았다고 말했다. “1995년 처음 조지아주로 이사 왔을 때 사람들은 내가 라틴계라는 사실을 안 순간 악수를 하지 않고 등을 돌렸다”며 “이제는 의원들이 히스패닉계 커뮤니티의 존재를 인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 의회에서도 처음에는 소수계 의원들을 어색해 했으나 점차 인종적, 문화적 다양성에 익숙해져 가고 있다.
토머스 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