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풍적 인기에 의료계 “오남용 주의” 경고
정상인 복용 부작용 연구는 아직 진행 중
지난해 11월 트위터와 테슬라의 대표이사 일론 머스크는 “30파운드 감량했다”는 트윗을 올렸다. 무엇이 가장 큰 변화를 줬냐는 질문에 그는 ‘오젬픽’과 ‘위고비’를 언급했다.
오젬픽은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을 돕기 위해 처음 개발됐다. 주요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는 혈당 수치를 낮추고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중요한 인슐린을 조절하는 데 도움을 주는데, 이때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을 모방하여 식욕을 제한하는 효과가 있다.
연방 식품의약국(FDA)은 오젬픽을 미용을 위한 체중 감량 목적으로 승인하지 않았으나, 2021년 세마글루타이드를 더 많이 함유한 약물인 위고비를 제2형 당뇨병, 고혈압 등으로 체중 관련 질환이 있는 과체중 환자가 처방받을 수 있도록 승인했다. 오젬픽과 위고비 모두 일주일에 한 번, 배 또는 허벅지 등에 직접 주사하는 방법으로 쓰인다.
오젬픽은 위고비의 대체재로서 사용됐으며, 최근 틱톡 등 소셜미디어에서 ‘살 빠지는 약’으로 유명해지며 품귀현상까지 나타났다. 지난 5일 업데이트된 FDA 공급 부족 의약품 목록에 오젬픽과 위고비 등 비슷한 계열의 당뇨약이 지난해에 이어 다시 이름을 올렸다.
체중 감량 효과가 알려진 당뇨병 주사제 위고비. 로이터
유명인들이 오젬픽을 체중 감량 용도로 사용한다고 알려지며 ‘오프라벨(정식 허가받지 않은 용도로 약을 사용하는 것)’로 약을 처방받는 경우도 늘었다. 지난해 뉴욕타임스(NYT)는 “오프라벨 용도로 오젬픽을 처방해줄 의사를 찾거나 온라인으로 구하는 등 어떻게든 약물을 손에 넣으려는 사람이 많다”고 보도했다.
앤드류 크랩슨 미시간 의과대학 내분비학 교수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고혈압 또는 고콜레스테롤 환자가 꾸준히 처방약을 복용하는 것처럼 일부 비만 환자는 위고비와 같은 약을 지속적으로 처방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약물 사용을 중단하면 빠졌던 체중이 일부 회복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상 체중의 사람들도 살을 빼기 위해 이런 약품을 사용하면서 정작 당뇨 환자들이 약을 구하기 어려워졌을 뿐 아니라 부작용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제니스 황 노스캐롤라이나 의대 내분비학 교수는 “위고비는 체중이 낮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체계적으로 시험된 약물이 아니기 때문에 얼마나 큰 부작용을 겪을지 확실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오젬픽 부작용으로 메스꺼움, 설사, 복통, 구토, 변비 등의 증상이 가장 흔하다. 또 FDA는 갑상선암 가족력이 있는 환자는 오젬픽 복용을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오젬픽과 위고비를 복용하는 환자는 전문의가 면밀히 모니터링 해야 하지만, 오프라벨 사용 시에는 예상치 못한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오젬픽이 일반인의 체중 감량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현재 진행 중이다.
로버트 칼리프 FDA 커미셔너는 애틀랜타 저널(AJC)과의 인터뷰에서 “메디케이드나 메디케어 가입자 중 비만과 당뇨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약물이 비만과 당뇨병 인구에도 효과적으로 작용한다면 큰 수술이 줄어든다는 측면에서 사회와 개인에게 상쇄되는 이점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지아 기자